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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서핑’ 거제씨월드서 10번째 벨루가가 숨졌다

등록 2021-01-26 17:25수정 2021-01-26 19:00

[애니멀피플]
지난해 동물학대 체험 논란된 곳…10번째 폐사
핫핑돌 “체험 중지·시설 폐쇄 등 강력한 조치 필요”
경남 거제씨월드는 지난해 돌고래나 벨루가의 등에 타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동물학대 지적을 받은 곳이다. 이 시설은 2014년 개장 이후 매년 사육 고래가 폐사해 현재까지 모두 10마리의 고래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경남 거제씨월드는 지난해 돌고래나 벨루가의 등에 타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동물학대 지적을 받은 곳이다. 이 시설은 2014년 개장 이후 매년 사육 고래가 폐사해 현재까지 모두 10마리의 고래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지난해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으로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던 경남 거제씨월드에서 벨루가 한 마리가 결국 폐사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6일 “거제씨월드 돌고래 체험에 이용되어 오던 흰돌고래(벨루가) 네 마리 중 한 마리인 ‘아자’가 2020년 11월21일 폐사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아자는 지난해 11월 30일 환경부에 폐사신고서가 접수되었으며 이후 발급된 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곰팡이 감염에 의한 화농성 폐렴’이었다. 이번에 폐사한 벨루가 아자는 11살 암컷 흰돌고래로 거제씨월드에서는 10번째로 폐사한 사육 고래다.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씨월드는 조련사가 벨루가의 등에 올라타고 춤을 추거나 등에 올라타는 등 무리한 충격을 주는 동물학대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곳이다. 작년 한 해에만 국내 고래류 감금 시설에서 총 5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고, 특히 거제씨월드의 경우 개장 이후 매년 폐사가 발생한 곳이다. 가장 많은 폐사 사건이 발생한 거제씨월드는 당장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 중단과 시설 폐쇄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제씨월드 고래류 폐사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거제씨월드 고래류 폐사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2021년 1월 기준 한국 고래류 사육시설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2021년 1월 기준 한국 고래류 사육시설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야생 상태 벨루가의 평균 수명은 약 35~50년으로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아자는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일찍 폐사한 것이다. 벨루가는 보통 10~20마리의 대가족이 무리 지어 생활하며 하루 수십에서 수백 킬로를 이동한다. 수심 20~50m 내외에서 활동하지만 깊게 잠수할 때는 700m까지 내려가기도 하며, 고도의 사회생활을 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벨루가들은 주로 어린 새끼 때 북극해와 오호츠크해 등에서 포획돼 전세계 수족관으로 팔려나간다. 무리생활을 하기 때문에 포획 당시에는 벨루가 가족 전체가 잡히지만 업자들은 이동이 용이하고 길들이기 쉽다는 이유로 새끼들만을 포획한다. 2016년 러시아의 프리다이버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자유로이 뛰놀 바다’(Born to be Free) 등에 따르면 새끼 벨루가들은 열악한 운송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폐사했다. 이런 비윤리적인 포획 방식과 좁은 사육 환경 탓에 국내서도 벨루가의 방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해 6월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체험 프로그램이 사회적 관심을 모으며 고래 방류와 시설 폐지 요구가 거세졌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총 5만 여명이 동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거제씨월드는 2014년 개장 이래 매년 사육 돌고래가 폐사해 ‘죽음의 수족관’이란 오명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2015년 2마리, 2016년 3마리, 2017년 1마리, 2019년 2마리가 폐사해 현재까지 총 10마리의 고래가 이 시설에서 삶을 마감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미 지난해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국회 질의에서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체험이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답변한 바 있으나 즉각적인 프로그램 중단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동물에 큰 충격을 주는 이런 체험이 중단됐더라면 벨루가 폐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정부는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즉각 금지시키고, 시설 폐쇄와 더불어 사육 돌고래 야생방류 또는 바다쉼터 마련을 통한 방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벨루가는 모두 10마리로 지금까지 4마리가 폐사해 6마리가 남아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6년과 2019년 2마리의 벨루가가 폐사해 남아있는 1마리의 방류를 결정하고 올해까지 방류적응장으로 이송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컷 벨루가 한 마리가 폐사한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도 남아있는 2마리 벨루가의 방류하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1월21일 ‘제 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1~2025년)를 발표하고, 기존 등록제로 운영되던 수족관의 허가제 전환과 ‘돌고래 등 타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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