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쥐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미국 시카고에서는 쥐를 퇴출할 길고양이 방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트리 하우스 휴메인 소사이어티 누리집 갈무리
‘길고양이야 쥐들을 부탁해!’
미국에서 쥐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시카고에서 한 동물보호단체가 쥐 퇴치를 위해 도시 전역에 고양이들을 방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시카고 비영리 동물보호단체 ‘트리 하우스 휴메인 소사이어티’(Tree House Humane Society·이하 트리 하우스)는 쥐들로 고민인 지역에 고양이를 방사하는
‘일하는 고양이’(Cats at Work)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예방접종을 마친 중성화된 고양이 2~3마리를 신청인의 주거지 및 사업장 외부에 배치해 쥐를 내쫓는 사업이다. 단체 누리집 설명에 따르면, 고양이들은 유기묘들로 오랫동안 보호소에서 지냈거나 안락사 위기에 처했던 동물들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매달 10~15마리의 고양이를 방사해 지금까지 약 1000여 마리의 ‘고양이 일꾼’들을 현장에 배치해 왔다.
급여는 안전한 쉼터와 물, 사료로 지급된다. 고양이 배치를 신청한 주민 혹은 지역 상인들은 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장소와 물, 사료를 제공해야 한다. 프로그램이 유명해지며 현재 단체 누리집에는 긴 대기자 명단이 등록되고 있는 실정이다.
트리 하우스 사라 리스(Sarah Liss) 매니저는 “길고양이들이 새 환경에 처음 배치되면 쥐를 죽이기도 하지만, 통상 쥐를 많이 잡아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양이 몸에서 나오는 펠리닌(Felinin)이란 성분 때문에 쥐들을 저절로 도망하게 할 수 있다”고
시카고 지역방송에서 밝혔다.
시카고가 쥐로 골머리를 앓는 것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시카고는 미국의 해충방제 회사인 오킨(Orkin)이 매년 발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쥐 많은 도시’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2위가 로스앤젤레스, 3위가 뉴욕 순이었다.
시카고는 쥐가 뚫지 못하는 쓰레기통, 쥐약 살포 등을 통해 쥐 퇴출에 노력해왔으나 동물단체는 이 정책들이 단기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리 하우스는 “특히나 쥐약을 살포하는 것은 어린이나 반려동물, 환경에 매우 위험한 영향을 미친다. 일하는 고양이는 인간과 고양이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