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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바늘 2만개 찔려…상어 낚싯줄만 1200㎞, 바다에 살 곳 없네

등록 2022-07-14 10:19수정 2022-07-15 12:31

[애니멀피플]
그린피스, ‘상어 인식 증진의 날’ 맞아 ‘고독한 상어’ 공개
남획으로 50년간 개체수 70% 감소…‘연승 어업’이 원인
연승 어업은 긴 밧줄인 연승에 일정한 간격으로 낚싯바늘을 단 낚시줄을 매달아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방식을 말한다. 사진은 2019년 9월 스페인 해역에서 낚시줄에 끌려올라가는 상어. 그린피스 제공
연승 어업은 긴 밧줄인 연승에 일정한 간격으로 낚싯바늘을 단 낚시줄을 매달아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방식을 말한다. 사진은 2019년 9월 스페인 해역에서 낚시줄에 끌려올라가는 상어.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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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의 상어가 대양을 평화롭게 헤엄친다. 자유롭게 바닷속에서 노닐던 상어 중 한 마리가 갑자기 사라진다. 사라진 친구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상어가 마주한 것은 긴 갈고리에 걸린 연인의 모습. 갑작스러운 위기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이들은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곧 헤어진다. 낚시 갈고리에 걸린 상어의 시야에서 사랑하던 이의 모습은 점처럼 작아진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Shark Awareness Day)을 맞아 상어 남획의 심각성을 알리는 애니메이션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애니메이션 ‘고독한 상어’는 상어 연인 소피아와 발레리아가 연승 어업에 의해 헤어지게 되는 가슴 아픈 스토리를 담고 있다.

1분 30초 분량의 영상은 심해의 아름다운 풍경부터 낚시줄에 걸린 상어의 절망스러운 표정까지 3D 애니메이션으로 실감나게  슬픔을 표현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악은 영국 뮤지션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가 피처링해서 그 의미를 더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을 맞아 상어 남획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고서와 애니메이션 ‘고독한 상어’를 공개했다. 그린피스 제공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을 맞아 상어 남획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고서와 애니메이션 ‘고독한 상어’를 공개했다. 그린피스 제공

청새리상어가 스페인 어선이 풀어놓은 낚싯줄에 걸려 죽음에 이르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청새리상어가 스페인 어선이 풀어놓은 낚싯줄에 걸려 죽음에 이르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는 또한 이날 북대서양 지역에 급감하는 상어 개체수와 연승 어업을 통한 남획 문제를 지적하는 보고서 ‘낚시바늘에 걸린 상어’(Hooked on Sharks)를 발간했다. 연승 어업이란, 긴 밧줄인 연승에 일정한 간격으로 낚싯바늘을 단 낚시줄을 매달아 한 번에 여러 마리의 고기를 낚아 올리는 어업방식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무분별한 상어 조업으로 전 세계 상어의 개체수는 71%가 감소했다. 이러한 상어 개체수의 급감은 상어 서식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승 어업과 관계가 깊다. 북대서양의 평균 조업일 기준으로 연승 어업에 사용되는 연승줄은 1200㎞에 달하며, 이 줄에 달린 낚시바늘은 1만5000~2만8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고서는 북대서양 연승 어업이 명목상으로는 참치회의 재료로 알려진 황새치를 표적으로 하지만 수익 유지를 위해 상어를 혼획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혼획은 어업 중에 의도치 않게 잡고자 한 수산물이 아닌 해양 생물을 잡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해양보호생물이 아닌 종에 한해서는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을 맞아 상어 남획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1988년 포르투갈 아소르스 제도에서 목격된 청상어. 그린피스 제공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을 맞아 상어 남획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은 1988년 포르투갈 아소르스 제도에서 목격된 청상어. 그린피스 제공

현재 전세계 상어 종의 3분의 1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상어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해양생태계와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먹이사슬에서 상어가 사라지게 되면 생태계는 급격하게 무너져, 결국 대기의 탄소와 열을 흡수하는 바다의 기능을 악화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상어 제품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어는 매년 약 1억 마리가 상업적 목적으로 포획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느러미인 샥스핀 요리뿐 아니라 간유, 연골 등이 화장품, 영양제에 쓰이며 소비가 늘고 있다.

그린피스는 증가하는 상어고기 시장이 무역 현장을 방불케 한다고 지적한다. 2020년 전세계 10대 상어고기 수입국 및 수출국을 살펴보면 주요 수출입 국가는 주로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이었지만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도 순위 안에 포함됐다. 한국은 전 세계 8번째 규모의 상어고기 수입국으로 그 규모는 약 87억 원(약 670만 달러)에 달했고 무게로 따지면 약 2474톤에 이른다.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캠페이너는 “기후위기로 해양생물이 위험에 빠진 가운데 지금과 같은 파괴적인 상어 조업이 계속된다면 상어는 멸종에 이르게 될 것이다. 다음 달 15일 개최되는 유엔 해양생물다양성 보존 협약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한국 정부도 강력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계 10대 상어고기 수출국가. 그린피스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세계 10대 상어고기 수입국가. 그린피스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오는 8월 유엔에서는 해양생물다양성보전(BBNJ) 협약 5차 회의를 열고 각국 해양조약 체결을 논의한다. 환경단체들은 전세계 공해 중 일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30x30’을 주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공해 (어느 나라의 주권에도 속하지 않는 바다 )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자는 주장이다 .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한국 등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였으나 지난 3월 열린 4회 회의에서는 조약 체결이 무산됐다. 그린피스가 발간한 영문보고서 전문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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