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기 전 살짝 미소를 띤 것처럼 보이는 귀여운 입매와 맑은 눈을 지닌 다마가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가느다란 적갈색 목에 있는 하얀 얼룩이 하트 모양이다.
다마가젤은 2006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 ‘위급’ 단계로 분류됐다. 하얀 몸에 적갈색 무늬를 가진 우아한 다마가젤은 가젤 중에서 가장 큰 종이다. 에스(S)자 형태의 뿔은 수컷이 암컷보다 크다. 무리는 우기에는 수백마리로 불어나지만, 건기에는 평균 10~20여마리로 줄어든다. 무리는 대개 한 마리의 수컷을 중심으로 다수의 암컷과 새끼들로 구성된다. 1950년대와 60년대 이후 무분별한 사냥으로 급속히 감소한 다마가젤은 현재 차드, 니제르, 말리 등에서만 극소수 개체가 발견된다. 무분별한 가축 방목과 사막화 때문이다. 서식지가 아프리카 최빈국이어서, 멸종 위협이 큰 종임에도 불구하고 보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 남아 있는 300~500여마리에 대한 사냥도 계속되고 있다.
2009년 착공하여 2012년 완공된 ‘더 샤드’는 유럽에서 네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다마가젤이 사라지는 동안 세계적 대도시에는 또 하나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더 샤드가 있는 런던이 새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다마가젤 무리가 뛰어노는 아프리카 풍경도 더 새로워지고 풍요로워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