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색소 분화 과정에서 발생…최근 들어 3번째 보고
케냐의 환경단체 ‘히롤라(영양의 일종) 보존 프로그램’ (이하 HCP)이 지난 8월 초 두 마리의 하얀 기린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 히롤라 보존 프로그램은 두 마리의 엄마와 새끼 하얀 그물무늬 기린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지난 6월 이스하크비니 보존 구역 인근 마을 주민들이 두 마리의 하얀 기린을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직접 조사를 가 발견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온몸이 하얀 엄마 기린 뒤로 역시 온몸이 하얀 새끼 기린이 덤불 속에 숨어 있었다. 어미와 달리 새끼 기린은 흐릿한 그물 무늬를 가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두 마리의 기린이 ‘루시즘’(Leucism)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루시즘은 백색증으로도 알려진 알비노(Albino)와는 다르다. 알비노의 경우 유전적으로 동물의 털 색을 만드는 멜라닌 색소가 완전히 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피부와 털이 흴 뿐만 아니라 눈도 붉다.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홍채가 투명해서 망막의 혈관이 그대로 비치기 때문이다. 실험용 쥐로 많이 알려진 알비노 래트가 대표적이다.
루시즘도 알비노와 마찬가지로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지만, 색소 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따라서 알비노와 달리 일부 털만 하얘지거나, 희미해진다. 몸 일부만 색이 변하기 때문에 얼룩덜룩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줄무늬의 검은 색이 보이는 백호 역시 루시즘의 표현이다. 루시즘과 알비노의 큰 차이는 눈동자의 색이다. 루시즘 동물은 눈동자는 색의 변화가 없다. 히롤라 보존 프로그램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두 기린의 눈동자는 검은색이다. 더불어 새끼 기린의 경우 희미한 그물 무늬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루시즘은 펭귄, 독수리, 하마 등 많은 동물에서 발견된다. 그렇지만 기린의 경우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루시즘 기린은 2016년 1월 탄자니아 타랑기레 국립 공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오모’(Omo)라는 이름의 하얀 기린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같은 해 4월 이스하크비니에서 또 한 번 발견되었다. 이번 엄마와 새끼 기린은 최근 들어 세 번째로 목격된 루시즘 기린이다.
히롤라 보존 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히롤라가 사는 이스하크비니 보존구역에서 루시즘 기린 목격담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의 보고에 따르면, 오랜 기간 이스하크비니에서 거주한 마을 주민도 과거에는 하얀 기린을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 주민은 이 단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어렸을 때를 정확히 기억할 수 있다. 어렸을 때 나는 단연코 이런 기린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박지슬 교육연수생 sb02208@naver.com, 남종영 기자
케냐 이스하크비니 보존구역에서 발견된 하얀 기리 어미와 새끼. 유튜브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