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고유종인 검은등찌르레기 한 마리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에 나타났다. 희귀 조류의 출현은 알려지지 않은 경제효과를 낸다. 수전 슈모이어 제공
“특별한 새 왔다” SNS 확산
지난여름 새만금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적 없는 홍학이 발견돼 화제가 됐지만, 탐조객이 북적대지는 않았다. 탐조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낯설고 희귀한 새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퍼지면 상황은 다르다. 탐조 장소로 가는 길이 막히고 숙박 장소를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알려지지 않은 경제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교외인 버크스 카운티의 한 가정집 뒤뜰에 새를 위한 모이대를 설치했는데, 1월26일 진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멕시코 고유종인 검은등찌르레기가 나그네새로는 처음으로 관찰됐다. 일주일 뒤 이 소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류 애호가들에 알려졌다. 이후 새가 떠나기까지 두 달 남짓 동안 1824명의 탐조객이 멀리는 캐나다에서까지 이 집을 찾아왔다. 집주인은 방명록을 두고 어느 지역에서 온 누구인지 기록하게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자들이 이 사례와 자료를 토대로 일상적이지 않은 희귀 새를 추적하는 탐조 활동의 경제효과를 추정했다. 탐조객들이 교통과 식사, 숙박에 지출한 돈은 모두 22만3851달러(2억4천만원 상당)에 이르렀다. 하루 3천달러꼴이었다.
검은등찌르레기를 보기 위해 외국에서까지 탐조객이 교외의 작은 마을에 몰려들었다. 제프리 고든 제공
연구에 참여한 리처드 킹스퍼드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생물 다양성이 경제에 도움을 주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지만, 이 연구는 생물 다양성 보전에서 진짜 달러가 나온다는 걸 보여준다. 새 한 마리가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미국에는 1780만명의 탐조 인구가 있으며 이들이 쓰는 돈은 연간 40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른다. DOI: 10.1080/10871209.2017.1392654
‘낮 나비, 밤 나방’? 간단치 않다
흔히 나비와 나방은 활동시간대로 구분한다. 낮에 날아다니면 나비, 밤에 움직이면 나방이다. 그러나 실제는 훨씬 복잡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연구자들은 지난 200년 동안의 연구 결과와 자연사박물관 표본을 대상으로 나비와 나방의 활동시간을 포괄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나비와 나방을 합친 나비목의 75~85%는 야행성이고 25%는 주행성, 일부는 어스름에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려진 것처럼 나비는 대부분 낮에 활동했다. 유일한 예외는 미국나방나비 무리로 밤에 활동해 오랫동안 나방으로 오인돼 왔다. 이 나비는 칙칙한 색깔에 나방처럼 청각기관이 있어 박쥐를 피한다. 반대로 낮에 활동하는 나방도 있는데, 누에나방은 크고 화려한 날개가 있고 불나방은 천적을 피하기 위해 벌이나 말벌처럼 생겼다. 고지대나 추운 곳에 사는 나방, 또는 가을과 겨울에 활동하는 나방도 추위를 피하기 위해 낮에 활동하는 종이 많았다. DOI: 10.1007/s13127-017-0350-6
ecothink@hani.co.kr
※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