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흑곰과 가오슝 85 대루(378m), 대만. 종이에 수채, 102X65cm, 2017.
초승달 모양의 크림색 또는 흰색 털을 가슴에 가진 아시아흑곰은 반달가슴곰으로도 불리며 아메리카흑곰과 근연종이다. 귀가 크고 목 주위에 긴 털이 자란다. 수컷의 무게는 최대 200㎏, 몸길이는 190㎝에 이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만에 이르는 남부 아시아, 중국 동북부, 러시아 동부 및 일본에서도 발견된다. 고산 초원 및 다양한 수목지에서 서식하며 계절에 따라 이동하고 초목, 곤충, 다양한 과일과 견과류를 주식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6~7월에 번식하고 11~3월에 출산하며 1년에 한두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최대 수명은 30년 이상이지만 야생에서의 평균 수명은 낮다.
1996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아시아흑곰을 적색목록에서 ‘취약’(Vulnerable) 등급으로 지정했다. 가장 중대한 멸종 위협 요인은 대규모 삼림 벌채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약용 담즙을 위한 상업적 밀렵이다. 659년 중국의 약전에 처음 기록된 곰 담즙의 효능은 수천년 동안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중요한 요소였다. 세포 사멸의 강력한 억제제로 작용하는 곰 담즙의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성분이 동면 중인 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간 질환, 담석증, 알츠하이머, 망막 변성 예방 등의 각종 질환 치료에서 효능이 인정된다.
높은 수준의 우르소데옥시콜산을 보유한 아시아흑곰은 다른 곰보다 사냥감으로 선호된다. 1970년대 후반, 곰에게서 담즙을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됐고 한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로 퍼졌다. 현재 중국에 등록된 곰 농장 67곳에 1만7000마리 이상이 사육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과 러시아에서는 개체 수를 한정해 스포츠 사냥을 허용한다.
한국에서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됐다. 거의 멸종되었다가 2004년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15년 기준 개체 수는 약 40여 마리로 추산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따르면 야생 개체군은 5마리 정도에 불과하다. 자체적으로 존속이 가능하게 하려면 최소 50개체 이상까지 증식시켜야 하며 100년간 생존확률이 95%를 넘어야 한다.
글·그림 장노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