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애니멀피플 야생동물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오록스를 지켜낼까

등록 2019-12-04 11:45수정 2019-12-04 11:56

[애니멀피플] 장노아의 사라지는 동물들
오록스와 알 함라 타워, 종이에 수채, 76X57cm, 2014
오록스와 알 함라 타워, 종이에 수채, 76X57cm, 2014

오록스 절멸 1627년

알 함라 타워 412.6m, 쿠웨이트 시, 쿠웨이트

라스코 동굴 벽에 그려진 오록스는 소의 조상 격인 거대한 솟과 동물이다. 흑색 혹은 짙은 갈색이었고 어깨높이가 180cm, 무게는 1000kg에 달했으며 뿔 길이만 80cm 정도였다. 유라시아, 북아프리카, 인도 오록스 세 아종 중에서 유라시아 오록스가 가장 오래 생존했다.

로마 시대에 성행했던 소싸움으로 인해 많은 오록스가 원형 경기장에서 죽었다. 그때까지도 유럽 전역에 널리 분포했지만 무분별한 사냥이 멸종 직전까지 이루어진 결과, 13세기 무렵에는 소수의 오록스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몰다비아, 트란실바니아, 동프로이센 등지에서만 발견되었다.

개체 수가 줄어들자 오록스 사냥은 귀족의 특권이 되었다가 이후 왕실에만 허용되었다. 극소수의 개체만 남게 되자 폴란드 왕실은 사냥을 중단했고 밀렵자는 사형에 처했다. 마지막 오록스 무리는 폴란드 야크토로프 숲에 살았다. 1564년에 38마리였다가 1566년에 24마리, 1602년에는 4마리가 남았다.

가축에게서 전염된 질병과 먹이 부족도 오록스의 멸종을 앞당겼다. 1620년 마지막 수소가 죽었고 1627년 마지막 암소가 자연사하면서 마침내 절멸했다.

종이에 연필, 2014
종이에 연필, 2014

선사시대부터 살아온 오록스가 원형 경기장에서 죽임을 당하고 화살과 창에 맞아 죽고 병에 걸려 신음하다 먼지처럼 사라지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오록스를 멸종에서 지켜낼 수 있을까? 마지막 도도와 여행비둘기,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늑대를 살릴 수 있을까?

살다 보면 누구나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만큼 후회되거나 슬픈 경험을 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막거나 인류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 고군분투하는 시간 여행자가 영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멸종 동물을 복원하려는 과학자들의 연구도 시간여행과 비슷하다. 1835년 폴란드의 동물학자가 오록스 복원을 처음 제안했고 1920~30년대에 독일의 헤크 형제가 오록스 특성을 보유한 품종의 선택 교배로 원형 복원을 시도했다.

형태적 유사성을 지닌 소가 태어났지만 오록스의 뿔과 거대한 몸집은 복원하지 못했다. 사라지고 파괴된 것을 되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우리 곁의 자연과 동물을 보다 더 사랑하면 좋겠다.

장노아 화가

Aurochs and Al Hamra Tower

Aurochs Extinct in 1627

Al Hamra Tower 412.6m, Kuwait City, Kuwait

The aurochs, or black bull, depicted in Lascaux Caves, is a species of large wild cattle. It is the ancestor of domestic cattle. There are three recognized subspecies of Aurochs: Eurasian, Indian, and the North African. Unrestricted hunting pushed them to the edge of extinction. By the 13th century, only a few individuals remained in Poland, Lithuania, Moldavia, Transylvania, and East Prussia. Thanks to efforts by the Polish royal family to protect the species, the last population of Aurochs was able survive in Jaktor? Forest for centuries. Sadly, the species largely lost its protection in the late 1500s when Poland became politically unstable. The population declined rapidly from 38 individuals in 1564 to 24 in 1566 and to only four in 1602. The last live male Aurochs died in 1620, and the last female aurochs died a natural death in Jaktor? Forest in 1627.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애니멀피플] 핫클릭

푸바오가 ‘비정상적 상태’?…중국 판다기지 “종합검사 계획” 1.

푸바오가 ‘비정상적 상태’?…중국 판다기지 “종합검사 계획”

나의 스트레스가 반려견에게…‘정서적 감염’ 테스트, 결과는? 2.

나의 스트레스가 반려견에게…‘정서적 감염’ 테스트, 결과는?

사람 약 만드는데 왜 토끼를 쓰나요…“동물실험, 이미 대체 가능” 3.

사람 약 만드는데 왜 토끼를 쓰나요…“동물실험, 이미 대체 가능”

푸바오 고향 ‘판다 공장’의 암흑…NYT “혈변 볼 때까지 인공번식” 4.

푸바오 고향 ‘판다 공장’의 암흑…NYT “혈변 볼 때까지 인공번식”

‘시민과학자’들의 연말 결산…이 힘든 걸 왜 하느냐고요? 5.

‘시민과학자’들의 연말 결산…이 힘든 걸 왜 하느냐고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