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사는 아이들이 개발에서 마을을 지키고 싶다며 피켓을 들고 있다. 허호준 한겨레 기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리조트 관계자 등을 고발한다.
선흘2리 대명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지사를 직무유기, 서아무개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이사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정아무개 선흘2리 이장과 서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반대대책위원회는 특히 원 지사에 대해 “주민의 편에 서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개발업자를 지도 감독해야 할 행정기관이 오히려 사업자의 편에 서서 마을을 갈등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관계자와 마을 이장에 대해서는 “사업 승인의 핵심 조건에 해당하는 지역주민 및 람사르 관계자와 협의라는 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고발장에 썼다.
대규모 리조트형 동물원인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제주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 인근 58만㎡(약 17만평) 부지에 약 1700억원을 투자해 진행 중인 사업이다. 호텔, 글램핑 시설 외에 사피리, 실내 관람 시설을 포함된 동물원에는 총 23종 524마리 동물을 들여올 예정이다.
사업 예정지인 선흘2리는 자연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제주 조천읍은 람사르총회가 채택한 람사르습지 도시이며 이 가운데 선흘리2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마을이기도 하다.
해당 마을 주민들은 자연 생태계 문제와 야생동물 전시·구속하는 동물학대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지난 1년 간 사업 철회 요구를 해왔다.
신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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