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사물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도시 기반시설을 통해 교통·안전·환경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하여 지방정부 최초로 확장현실(XR)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천시 제공
스마트 기술이 인천시민의 삶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다. 인천시가 ‘스마트도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도시는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지능화된 도시 기반시설을 통해 교통·안전·환경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여러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도시다. 수집 가능한 모든 도시 공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시민에게 필요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스마트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행정 대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세계와 똑같은 쌍둥이 ‘가상현실’ 구축 30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한 행정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의 도시와 똑같은 ‘쌍둥이 공간’을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모의분석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시는 이미 2013년 전국 최초로 지리정보시스템(GIS) 플랫폼을 도입·운영 중이다. 2023년까지 56억원을 들여 디지털 트윈 구축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직접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주변 지형과 내부 구조는 물론 조망권 침해 예측 등도 가능해진다.
시는 이 기술을 접목해 지방정부 최초로 확장현실(XR)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메타버스는 초월·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시는 정부로부터 80억원을 지원받아 인천국제공항·개항장·송도 등 380만㎡의 3차원 공간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구축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현실세계 사용자가 해당 공간에 가지 않고도 관광·쇼핑·편의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실내외 길찾기나 주차 등의 안내 서비스도 가능하다. 고도화 사업을 거치면 가상현실에서 만난 사용자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 사업에는 시를 포함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네이버랩스 등 9개 기관이 참여한다.
시는 스마트도시 통합플랫폼 구축사업도 한창이다. 이 사업은 기존에 기관별로 흩어진 인천 전역의 약 1만6000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연계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의 안전, 교통, 시설 등을 24시간 감지·분석하고, 위급 상황 때 시와 군·구, 경찰, 소방, 법무부 시스템과 연계해 실시간 상황을 공유하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지능형 도시안전망이다. 이 플랫폼은 전자발찌 착용자 무단 이탈 등 위반행위나 수배·체납 차량 추적 등에도 활용된다. 시는 데이터 기반 첨단시설 사용에 따른 통신공공요금이 증가하는 것에 대비해 군·구, 사업소를 연계하는 163㎞에 이르는 광대역 스마트 자가 통신망도 구축하고 있다.
서구 원도심에는 ‘스마트 횡단보도’ 19곳과 ‘스마트 버스정류장’ 12곳이 조성된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횡단보도에 보행자 감지 센서와 경고음, 엘이디(LED) 바닥유도등 등을 설치해 교통약자 사고를 예방한다. 스마트 버스정류장에는 냉·난방 자동조절, 자동스크린도어, 무정차 통과 방지 등의 기술이 접목된다. 시는 스마트도시 기술 기반의 안전망을 통해 시민의 생활 속 안전이 강화되고,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중교통 문제 해결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됐다. 영종국제도시에선 지난 4월부터 지능형 합승택시 ‘아이모아(I-MOA) 택시’가 달린다. 전용 호출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유사 경로인 승객을 매칭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새로운 개념의 택시 서비스다. 합승 승객당 운송요금의 30%를 할인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또 지난해 10월 영종국제도시에서 첫 운행을 시작한 아이모드 버스를 올해 하반기부터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공단, 검단새도시 등으로 확대한다. 이 버스는 앱으로 승객이 원하는 버스정류장으로 차량을 호출해 버스노선과 관계없이 가고 싶은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다. 요금은 기본요금 1800원(청소년 1200원·어린이 700원)에 7㎞이고, 1㎞ 초과 때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이 밖에도 스마트도시 조성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시민생활과 밀접한 스마트 정책 관련 아이디어 공모, 포럼 등도 열고 있다. 리빙랩은 시민이 스스로 생활 주변의 문제를 찾고,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현장 중심적 문제해결 방법론이다. 또 스마트도시 건설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도시개발, 택지개발,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 ‘스마트도시 구축 계획’을 반영해 설계하도록 사전 검토 절차도 두고 있다.
리빙랩을 통한 스마트도시 서비스 발굴 및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 공모에 신청한 6개 지자체 중 남동구와 동구가 각각 선정돼 2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남동구는 주차난이 심각한 하촌로 700m 구간의 노상 주차장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유료화 시스템 도입을, 동구는 인공지능 로봇을 이용한 취약계층 아동돌봄, 어린이집 등의 안전교육에 활용하겠다고 각각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스마트 기술이 시민 일상생활에 많은 부분을 편리하게 바꿔 놓을 것”이라며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해 인천이 전세계 스마트도시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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