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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노인은 무임승차도 못한다 [The 5]

등록 2023-02-11 14:00수정 2023-02-12 16:05

[더 파이브: The 5] 39년 버틴 노인 무임승차, 바뀔까
8일 지하철 종로3가역에 한 노인이 개찰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지하철 종로3가역에 한 노인이 개찰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인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자는 제안을 내놓아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도시철도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비 지원을 거부하자, 결국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면서 꺼내든 것인데요. 일종의 금기처럼 쉽게 꺼내지 못했던 노인 무임승차 축소 문제, 이번엔 정말 변화가 있을지 전국팀 손지민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력 대선주자기도 한데, 노인 무임승차 조정 같은 지지율 떨어질 이야기를 꺼낸 속내가 궁금합니다.

손지민 기자: 오 시장에게 1순위는 기재부로부터 국비 지원을 끌어내는 겁니다. 노인 무임승차 제도 공론화는 국비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생각한 거 아닐까요. ‘여러분, 제가 노인 무임승차 축소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국비 지원을 안 해줘서 그런 겁니다’라고 시위하는 거죠. 일단 선거까진 아직 멀었으니 당장 지지율은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되잖아요. 다음 시장 선거는 2026년이고, 대선은 2027년이니까요.

[The 2]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39년째 바뀌지 않았는데, 이번엔 바뀔까요?

손지민 기자: 크게 바뀔 것 같진 않아요. 대구는 바꾸겠다며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는데, 법에서 규정한 혜택을 지자체가 줄일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아 정부에서도 법제처에 해석해달라고 한 상태거든요. 보수 텃밭인 대구는 몰라도 서울 같은 곳은 민심이 자주 바뀐단 말이죠. 더 조심스러울 거에요. 일단 수도권에서 노인 무임승차를 축소하려면 단단히 마음먹고 추진해도 될까말까에요. 그런데 오 시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겠다”는 정도로 말하는 거 보면 그렇게 진심인 거 같진 않아요. 4월부터 서울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면, 노인 무임승차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 앉지 않을까도 싶고요.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 1월25일 점심식사를 하려는 노인들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 1월25일 점심식사를 하려는 노인들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The 3] 노인 무임승차 제도, 손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손지민 기자: 개편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처음 시작한 1984년에야 65살 이상 고령자 비율이 4% 밖에 안 됐지만, 이 비율은 올해 17.5%가 됐고, 2035년엔 30%를 넘어설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 문제는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해나가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봐요. 39년 전의 ‘노인’ 기준을 올릴 필요도 있겠지만, 여전히 아프고 돈도 없는 노인들이 많이 있잖아요. 노인 일자리, 기초연금 확대 같은 문제와 함께 고민을 하자는 거죠.

[The 4] 앞으로 노인 무임승차를 조정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손지민 기자: 소득이나 자산이 충분한 노인들은 무임승차 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이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65살 이상 노인들 중에서도 자기 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지난해 80대 노인 두 명은 노인 무임승차가 부당하다고 헌법소원을 냈다가 최근 각하 결정이 나오기도 했고요. 노인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이렇다면 소득에 따라서 일부에겐 내라고 해도 반발이 좀 적지 않을까요?

[The 5] 이번에 알게 된 건데, 그동안 버스는 노인 무임승차 제도가 없었더라고요. 현재 도시철도 무임승차 혜택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거주 고령자만 누리는 건데, 좀 더 넓은 범위의 혜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손지민 기자: 맞습니다. 비수도권이나 대중교통이 열악한 지역에 사는 고령자에겐 교통비 지원이 많지 않았죠. 지금 노인 무임승차 연령 상향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됐는데,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구처럼 지하철이 있는 광역시에서도 버스 이용이 더 많은데, 도시철도가 없는 지역은 어떻겠어요. 국토교통부가 지역이나 교통수단의 제약 없이 이용하는 ‘교통복지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발주한 연구용역 결과가 올 상반기에 나오면 더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죠.

▶▶[The 5]에 다 담지 못한 노인 무임승차와 도시철도 적자의 관계, 노인 무임승차의 긍정적 효과, 다른 나라의 상황을 휘클리에서 모두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신청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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