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29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수도권에 시간당 20~40㎜ 비를 쏟아낸 비구름은 차차 남하해 30일 남부지방, 제주도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남부 지역 폭우로 전남 함평에서 실종됐던 60대 여성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기 이천에선 수영을 하던 10대 남학생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는 안전사고가 벌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오후 6시 기준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북 일부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고 밝혔다. 자정부터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태안 99.5㎜, 강원 춘천 95.0㎜, 경기 화성 79.0㎜, 인천 76.9㎜, 서울 67.0㎜ 등이다. 최대 시우량(한 시간에 내린 비의 양)은 충남 서산 59.4㎜, 강원 춘천 59.0㎜ 등으로 집계됐다.
거센 빗줄기에 안전사고도 발생했다. 경기 이천 청미천 장호원교 인근 하천에서 수영을 하던 도중 실종된 ㄱ(17)군이 실종 40여분 만인 이날 오후 3시32분께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27일 밤 10시32분께 전남 함평군 엄다면에서 수문을 점검하러 나갔다 하천에 빠져 실종된 수리시설 감시원 오아무개(67)씨는 이날 오전 10시37분께 한 다리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 곳곳에서 침수, 붕괴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여수시 중흥동에서는 이날 오후 2시4분께 왕복 2차선 도로가 침수됐다. 충북 청주 오송에서는 오후 2시5분께 공사장 축대가 일부 붕괴해 토사물이 도로로 쏟아졌다. 경기 지역에서는 광주시 등 반지하 주택 6가구가 물에 잠겼고, 화성시 마도면 송정리에서는 주택 옹벽이 무너졌다.
북한산, 무등산 등 국립공원 12곳의 322개 탐방로가 오후 6시 기준 입장이 통제됐으며, 둘레길 4곳과 하천변 산책로 27곳, 숲길 2곳도 통제 중이다. 백령~인천, 군산~어청도 등 11개 항로 여객선 15척도 운항이 통제됐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7월1일 오전까지 전라권, 제주도 100~200㎜(많은 곳 250㎜ 이상), 경남권 50~120㎜(많은 곳 150㎜ 이상)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또한 30일까지는 경기 동부, 강원 내륙, 충청권, 경북권 등에 30~80㎜(많은 곳 100㎜ 이상), 수도권과 강원 동해안, 충남 북부에 20~60㎜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과 정체전선상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7월2일 제주도, 3일 전남권과 경남권, 제주도, 4~5일엔 전국에 비가 오겠다”고 내다봤다.
손지민 기민도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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