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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청주시 재난관리 ‘우수’ 평가한 행안부

등록 2023-08-02 07:00수정 2023-08-02 10:38

정부 평가지표와 실제 재난 대응 역량 간극 커
참사날 상황실 근무 1명인데 인력 운영 ‘우수’
임시제방 대비 소홀해도 재난 대비 실태 ‘우수’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지난달 16일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시신을 수습해 물 밖으로 인양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지난달 16일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시신을 수습해 물 밖으로 인양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평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일어난 충북 청주시가 최근 5년간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게 단적인 예다.

한겨레가 1일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청주시의 ‘2023년 재난관리평가 결과’ 내용을 보면, 청주시는 대비·대응 분야에서 우수 등급을 받고 공통·예방·복구 분야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다. 이를 종합한 최종 평가등급은 ‘우수’다. 청주시는 코로나19로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던 2021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청주시는 이번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 당시 대응 체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재난관리평가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큰비가 예고됐음에도 임시제방 점검 등 대비를 소홀히 했지만 ‘자연재난 대비 실태 점검’ 항목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사가 벌어진 주말 재난상황실 근무자는 1명밖에 없었음에도 ‘재난관리 조직·인력 운영 적절성’ 항목에서 ‘우수’로 평가된 것은 물론, 금강홍수통제소의 홍수경보를 전달받고도 초동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재난 발생 시 신속한 초동조치 역량’ 역시 ‘우수’ 평가를 받았다.

2005년부터 시작된 재난관리평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매년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한해 전 재난안전관리 실적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올해는 338개 기관의 지난해 실적을 대상으로 1~4월에 평가를 마쳤다. 평가지표는 크게 예방·대비·대응·복구·공통 5개 분야와 가감점으로 구성된다.

민간 전문가 60명으로 구성된 중앙평가단이 중앙부처와 시·도를 직접 평가하고 중앙부처는 공공기관을, 시·도는 관할 시·군·구를 각각 평가한다. 기관에서 제출한 서류로 1차 평가를 하고, 민간 전문가들이 일부 현장평가를 병행한다.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가 주어지는데, ‘우수’ 등급을 받은 청주시도 올해 특별교부세 8천만원과 포상금 400만원을 받았다. 청주시에 대한 평가는 충청북도와 충청북도가 구성한 민간위원들이 했다.

전문가들은 평가 지표가 실제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비상연락망의 경우, 구축 여부만 확인할 뿐 활용도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참사 현장에서 문제가 된 부분들은 평가에 담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평가를 하려면 상당히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그런 평가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평가 결과와 실제 재난 대응 역량의 차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대응 분야만 보면 청주시가 우수를 받을 수 없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지만,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에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서류 평가가 기본이다 보니 간극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현장 근무자가 단 1명으로 인력 운영 적절성도 위배했지만 평가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며 “행안부는 평가지표를 개선해 재난관리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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