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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물벼락’ 고성·속초 잇단 침수…태풍경보는 모두 해제

등록 2023-08-11 11:31수정 2023-08-11 11:58

주택·상가 등 침수로 이재민 발생…인명 피해는 없어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 청학사거리 일대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침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 청학사거리 일대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침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카눈’이 400㎜ 안팎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내면서 강원 지역 피해가 컸다. 시간 당 최고 90㎜가 넘는 물 폭탄을 맞은 속초·고성 등 강원 영동지방은 주택·상가·시가지 침수가 잇따르면서 이재민 수백명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9일부터 강원을 긴장하게 했던 태풍 경보·주의보는 모두 해제됐다.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를 보면, 지난 9일부터 이날 새벽 4시30분까지 고성 402.8㎜, 삼척 387㎜, 속초 364.5㎜, 강릉 346.9㎜, 양양 305㎜ 등 강원 영동 지방에서 3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특히 강원 고성군 토성면은 10일 오후 시간당 91.3㎜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폭우로 10일 오후 속초시 조양·동명·청호·대포·교동 등 일대, 대진 등 고성 일대 시가지 등 침수가 잇따랐다. 속초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주택 44채, 상가 32곳, 도로 23곳, 주차장 2곳 등 101곳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이날 속초 대포동 일대 등 11곳의 하수관이 역류했으며, 속초시 외옹치 등 6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다행히 침수지역에 물이 빠지면서 속초·고성 등은 안정을 찾았다.

11일 새벽 발표한 강원 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를 보면, 주택 침수 23곳, 주택 파손 1곳, 도로침수 4곳 등으로 10일보다 줄었다. 하지만 침수 등 피해로 561가구 869명이 고지대 경로당·학교·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새벽까지 강릉 99가구 133명, 삼척 62가구 72명, 고성 196가구 306명, 양양 57가구 126명, 속초 49가 70명 등 이재민 740명이 귀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주택 등에 물이 빠지면서 속속 귀가하고 있다.

태풍 ‘카눈’ 영향으로 강원 소방본부엔 구조·구급 신고 477건이 접수됐으며, 소방 당국은 이날 아침 7시까지 인명 구조 11건, 대피 유도 12건, 배수지원 7건, 안전조처 447건 등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영동소방서는 충북 영동군 매곡면 초강천 범람에 대비해 10일 지방도 49호선을 통제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영동소방서는 충북 영동군 매곡면 초강천 범람에 대비해 10일 지방도 49호선을 통제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24명의 사상자가 난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긴장했던 충북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났다. 하지만 충북도 등 자치단체들이 지하차도·도로 등을 사전 통제하고, 재난 우려 지역에 인원을 배치하는 등 선제 조처를 하면서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충북에선 영동이 208㎜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단양 157㎜, 괴산 149.5㎜, 청주 145.2㎜ 등 충북 전역에 100㎜ 안팎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충북도 집계를 보면, 충북에선 태풍 카눈 영향으로 공공시설 3건, 사유시설 1건 등 피해가 났고, 주택 침수 등으로 49가구 109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태풍 ‘카눈’이 몰고 온 강풍으로 10일 오후 가지가 부러진 정이품송. 보은군 제공
태풍 ‘카눈’이 몰고 온 강풍으로 10일 오후 가지가 부러진 정이품송. 보은군 제공

충북도 등은 10일 오전 9시10분 지방도 508호선 오창과학단지 지하차도, 오전 9시 내수읍 묵방리 묵방 지하차도의 출입이 통제하는 등 지하차도 14곳, 하상도로 3곳 등을 사전 통제했다.

문화재 피해도 있었다. 10일 오후 1시30분께 충북 보은군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가지 2개가 부러져 있는 것을 보은군 공무원이 발견해 문화재청에 알렸다. 보은군은 정이품송 중간 부분 지름 20㎝ 안팎의 6~7m 가지와 3~4m 가지가 강풍에 꺾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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