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항일운동가이자 음악가인 정율성 흉상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경찰이 50대 남성을 입건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일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흉상을 밧줄로 묶어 쓰러뜨리는 방법으로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50대 남성 ㄱ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보수 성향 전도사라고 밝힌 ㄱ씨는 1일 유튜브를 통해 ‘정율성 동상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흉상을 줄로 감은 뒤 차에 묶어 끄는 방식’으로 흉상을 넘어뜨렸다’고도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광주광역시를 향해 “공산당의 나팔수를 기리겠다는 시도”라고 말해 ‘색깔론’ 논란이 일었다. 이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며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며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항일무장단체인 의열단 단원으로 훈련을 받으며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다. 음악가이기도 했던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 ‘팔로군 행진국’ 등도 작곡했다. 해방 이후 평양으로 갔다가 한국전쟁 때 북한군 신분으로 참전한 정율성은 이후 중국에서 생활하다가 1976년 62살의 나이로 숨졌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