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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단체 ‘정율성 공원 반대’ 광고, 박민식 보훈부가 지휘했다

등록 2023-08-29 16:49수정 2023-08-30 02:38

4·19단체가 광고비…5·18단체에 ‘이름 올려달라’ 요구
28일 오후 광주 남구에 조성된 정율성로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광주 남구에 조성된 정율성로를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 등 일간지에 게재된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반대 광고에 5·18공법단체 2곳이 이름을 올린 데는 국가보훈부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법단체는 법률에 의해 지위를 인정받는 보훈단체로, 보훈부로부터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지원받는다.

2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서구의 한 호텔에서 지난 25일 아침 8시 보훈부 보훈단체협력담당관실 직원 3명과 공법단체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양재혁 회장,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황일봉 회장, 5·18공로자회 정성국 회장이 조찬 간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보훈부 직원들은 ‘박민식 장관의 정율성 공원 반대 발언을 지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보훈부 쪽은 신문광고 계획을 언급하며 “광고비는 4·19단체 쪽이 부담한다. 5·18단체는 이름만 올려달라”고 했고, 세 단체장 가운데 황일봉·정성국 회장이 수락했다고 한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다음날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뒤 광고에서 빠지기로 했다.

조선일보 8월29일치 1면 기사
조선일보 8월29일치 1면 기사

광고는 28일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30면에 ‘조선인민군 행진곡과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공산주의자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제목으로 실렸다. 명의는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5·18부상자회, 5·18공로자회 5개 단체다. 이 단체들은 모두 보훈부로부터 운영비 등을 지원 받고 결산보고를 하는 공법단체들이다.

조선일보는 이 광고를 근거로 29일치 1면에 ‘5·18단체들까지 “정율성 사업 반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광고와 기사가 나가자, 광고에 이름을 올린 5·18단체 회원들이 반발했다. 5·18부상자회 임원 ㄱ씨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광고에 단체명이 실려 회원들의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5·18부상자회 일부 회원들은 자체 소식지 ‘대동 5·18세상’ 29일치에 ‘공원 조성에 반대한다는 신문광고까지 내고, 거기에 보훈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지지, 협조를 요구받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부상자회장이 정권과 결탁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일까?’라는 항의글을 실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92개 단체도 이날 공동성명에서 “특전사동지회와의 대국민 공동선언으로 역사와 정의를 부정했던 두 공법단체(공로자회, 부상자회)는 보훈부의 사주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반대 광고를 내면서 오월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등 보훈부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보훈부 보훈단체협력담당관실과 황일봉·정성국 회장에게 여러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취재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8월28일치 30면 광고
조선일보 8월28일치 30면 광고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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