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직접 언급하면서 “공원 조성이 통합과 관용이라고 생각되거나 해석된다면 자유와 연대, 통합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및 2기 출범식 비공개 회의 시간에 “어떤 공산주의자에 대한 추모공원을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다고 한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밝혔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것(공원 조성)은 헌법이 갖고 있는 통합 기제가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새의 날개가 북쪽과 남쪽, 서로 정반대로 날아가려 하면 갈 수 없는데, 이런 국력 낭비가 어디 있느냐”, “우리가 가장 열악하고 분열하기 쉬운 여건에 놓여있는데 여러분이 통합 헌법 가치를 구현해서 통합적 가치를 실현해달라”는 취지로 참석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머리발언에서도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그런 사기적 이념에 굴복하거나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우리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정율성(1914∼1976)은 광주 출신의 항일운동가로, 일제강점기 때 중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음악가로 활동,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로 칭송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항전의 의지를 담아 만든 ‘옌안송’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팔로군 행진곡’은 중국 군가로 지정됐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20년 5월 광주시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었으나, 지난 22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하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의 눈에 그는 뛰어난 음악가이고,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라며 계획을 변경없이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설전이 오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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