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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뒤 시작된 정율성 기념사업…이명박 정부 땐 국비 지원

등록 2023-08-28 17:39수정 2023-08-29 00:19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 164-1번지 878㎡의 터에 48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한다. 28일 공원 예정지에 터 다듬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 164-1번지 878㎡의 터에 48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한다. 28일 공원 예정지에 터 다듬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정대하 기자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기념사업은 주로 음악 행사에 집중돼 있다. 대부분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중국에서 ‘혁명음악가’로 널리 알려진 광주 출신 정율성을 매개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사업들이다.

시작은 1996년 정율성 음악축제 광주성악콩쿠르다. 광주시가 주관한 이 행사는 1997년까지 개최된 뒤 오랫동안 중단됐다. 이후 2006~2007년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됐고, 2012년 부활한 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 정대하 기자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 정대하 기자

또다른 관련 행사는 정율성국제음악회다. 2005년 11월 광주문예회관에서 첫 행사가 열린 뒤 올해가 19회째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이 행사의 올해 예산은 2억8400만원이며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다. 행사 예산 가운데 국비는 2008년 5천만원, 2009년 1억원, 2010년 8900만원 세 차례 지원됐다. 이와 별도로 정율성 동요제가 2014년부터 광주문화방송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이 행사엔 시 보조금 5천만원이 지원되고 있다.

논란이 된 정율성 역사공원은 광주시가 동구 불로동 생가 터(878㎡)에 48억원을 들여 올 연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에는 그의 삶과 음악 세계를 기리는 광장과 정자 등이 들어선다. 논란이 되자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정율성 공원은 6년 전 계획돼 예산 집행이 끝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임해철 호남신학대 명예교수(음악학과)는 “중국 청년들은 ‘3대 혁명음악가’인 정율성의 이름은 몰라도 노래를 들려주면 잘 안다. 음악 교과서에 정율성의 동요가 실려 있기 때문”이라며 “양국의 교류·협력에 도움이 되는 좋은 문화콘텐츠인데, 정치적 시각으로 이 문제를 재단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 들머리 정율성 선생 흉상 앞에 행사용 의자가 높이 쌓여 있다. 정대하 기자
광주시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 들머리 정율성 선생 흉상 앞에 행사용 의자가 높이 쌓여 있다. 정대하 기자

남구 양림동엔 ‘정율성로’가 있다. 양림동 역시 정율성이 살았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엔 그의 대표작인 ‘연안송’ 악보 동판과 사진, 이력 등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정율성로 들머리에 있는 정율성 흉상은 2009년 중국 광저우시 해주구 청년연합회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광주 시민들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논란이 정치적 논쟁으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도적 성향의 시민단체인 광주시민회의 대표 배훈천씨는 “친일의 과오가 있다고 무조건 배척하거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과오가 있다고 그 정도를 떠나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며 “철 지난 이념 논쟁으로 호남이 돌팔매를 맞고 있는데도 민주당 지도부가 비겁하게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용만 광주관광협회 사무국장은 “중국 관광객 불모지인 광주에서 정율성은 유일하게 유커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다. 역사공원 논란으로 광주가 유커들을 유치하기는 더 힘들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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