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던 10대 학생을 구한 김태진 전북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전북대 제공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달려들었습니다.”
지난달 28일 밤 전북 전주시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하던 50대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넘긴 사람이 전북대학교에 재직 중인 교수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0일 전북대학교의 설명을 종합하면 학생을 구한 주인공은 김태진(39)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다. 사건 당일 밤 10시께 김 교수는 평소처럼 조깅을 하던 중이었다. 그때 한 남성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을 쓰러뜨리고 둔기와 주먹으로 마구 때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 교수는 “남성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학생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며 “집으로 가는 듯한 학생이 심하게 맞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남성에게 달려들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김 교수는 이내 가해 남성의 팔과 다리를 제압했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지나가던 시민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가해자는 검거됐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 학생은 생명의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길을 걸으며 통화하던 여학생의 말을 본인에게 한 말로 생각했으며,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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