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예인음악예술고 학생들이 3일부터 교육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5명뿐인 정교사·연탄난로 교실·곰팡이 핀 기숙사…
전북 익산시 춘포면 예인음악예술고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이를 방치한 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3일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학부모들도 “가르치는 교사가 부족하고 실습실과 기숙사 등이 엉망이며 상수도가 있는데도 수돗물을 먹지 않고 지하수를 사용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학부모 김경옥(49)씨는 “정교사가 3명 밖에 없으며 나머지 인원을 기간제 및 시간제 강사로 대체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업무 과중 등으로) 교사가 자주 바뀌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교사가 5과목을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학교 쪽은 “교사진은 국어·영어 과목을 더 뽑아 현재 정교사 5명, 기간제 교사 2명 등 7명이고, 나머지는 예술고 특성상 레슨강사 등으로 구성됐다”며 “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음악학교인데도 실용음악 실습실에 학교에서 구비한 기타와 드럼이 1대도 없고 학생이 가져온 부서진 드럼을 쓰는데다, 엠프마저 없어 노래방기계(아래 오른쪽 사진)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박아무개군은 “기숙사에 곰팡이가 슬고, 냉장고도 망가졌으며, 대부분 편도선염, 폐렴, 천식 증상 경험이 있다”며 “겨울에 피아노 연습실은 추워서 입김이 나고 손이 곱아 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는 2005년 11월부터 상수도가 들어왔는데,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수돗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지하수를 써 불만을 키웠다. 반발이 커지자 이아무개 교장은 “내 사퇴시기는 지금 결정할 수 없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사회 결정사항”이라고 말했다. 최학주 전북교육청 사학지원 담당은 “재원을 스스로 해결해야 할 자율형 학교인데도 학생 수가 적으니 운영이 부실하고, 그러니까 학부모 믿음이 떨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며 “학생 피해가 없도록 단계적 절차를 밟아 정상화하겠으나 최악에는 학교 폐지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00년 3월 문을 열었다. 2001년 9월 피아노고교에서 음악예술고로 교명이 바뀌었다. 학년당 모집 인원이 40명이지만, 현재 1학년 10명, 2학년 16명, 3학년 22명 등 모두 48명이다. 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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