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월서 손주들 기다리며 옥수수 삶는 방옥연 할머니
한가위 연휴를 사흘 앞둔 19일 저녁, 방옥연(71) 할머니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흥월리 자택 부엌에서 추석 때 올 손주들에게 주려고 가마솥에 옥수수를 삶고 있다.
20년째 홀로 사는 방 할머니는 추석 때 찾아올 손주들이 오순도순 밥상에 둘러앉아 옥수수와 송편을 먹는 모습을 떠올리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설렘을 억누르며 가마솥에 물을 반쯤 붓고 부엌 뒤에 쌓아놓은 바싹 마른 소나무 장작을 아궁이에 넣고 불을 댕긴다. 삶아서 냉동실에 두었다가 아이들 오면 바로 데워서 줄 거란다.
강원도 산골은 벌써 해가 넘어가면 한기가 돈다. 할머니는 옥수수를 삶을 때 데워진 구들장 아랫목에 온종일 고추밭에서 굽혔던 허리를 편 채 곤히 잠이 드신다. 벌써 꿈속에서 손자들을 만나고 있다.
영월/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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