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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꽃마차로 동네 한바퀴…껄껄 웃는 하회탈

등록 2008-08-08 18:23수정 2008-08-10 15:50

하회마을을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왼쪽위) 2일로 1000만 관람객을 맞은 하회마을 전경.(왼쪽아래) 하회마을의 새 풍경, 꽃마차와 셔틀버스.(오른쪽)
하회마을을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왼쪽위) 2일로 1000만 관람객을 맞은 하회마을 전경.(왼쪽아래) 하회마을의 새 풍경, 꽃마차와 셔틀버스.(오른쪽)
‘1천만 관람’ 하회마을 새단장
경북 안동 하회마을이 지난 2일 1천만명째 관람객을 맞았다. 1994년 처음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 지 14년, 1999년 100만명을 넘어선 지 9년만이다. 4일 새롭게 단장된 하회마을을 찾았다.

18만4천㎡ 하회관광지 조성
원형보존 위해 마을선 민박만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
볼거리 확충·요금체계 ‘과제’

■ 음식점은 마을 밖으로 입구부터 달라졌다. 안동시는 6월1일부터 마을 매표소와 관리사무소, 주차장과 상가 등을 마을에서 1㎞ 이상 떨어진 곳에 조성된 ‘하회관광지’로 옮겼다.

하회관광지는 주민들이 마을 안에서 너도나도 식당 영업을 시작하면서 원형이 훼손된다는 비판이 일자 조성됐다. 18만4000㎡의 터에, 사업비 140억원을 들여 조성해 기념품 판매점과 전통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음식점 등 상가는 영업 부진을 우려한 주민들이 이전을 늦춰 휴가철이 시작된 7월 중순께야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제 마을 안에서는 민박만 가능하다. 매표소 인근에는 하회동 탈박물관도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지상 2층 825㎡ 규모로 국내외 600여점의 탈이 전시된 탈 박물관을 찾은 외국인들은 “원더풀”을 연발했다.

13일부터는 매표소∼마을 어귀 사이에 셔틀버스 운행도 시작했다. 셔틀버스는 시내버스 2대가 투입돼 10분 간격으로 1.2㎞ 구간을 왕복한다. 왕복요금은 1000원이다.


버스와 나란히 서 있는 꽃마차들도 새얼굴이다. 1인당 5천원을 받고 하회마을을 한 바퀴 돈다. 강변 나루터에서는 나룻배가 뜬다. 하회마을 곳곳에 나붙어 있던 음식 가격표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한 주민은 “아직도 몇몇 집들은 합의를 어기고 가게를 열거나 식당영업을 계속한다”며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하회관광지’ 조성 의미가 바랜다”고 걱정했다.

최근 하회마을엔 관광객을 태운 꽃마차가 달린다.
최근 하회마을엔 관광객을 태운 꽃마차가 달린다.
■ 벽촌에서 세계 문화유산 추진까지 경관이 아름답고 수많은 인물이 배출된 이 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여년간 대대로 살아오던 집성촌으로 낙동강이 태극모양으로 돌아 흐른다고 해서 하회, 즉 물돌이동이라 이름 붙여졌다. 서애 류성룡(1542~1607) 선생이 출생한 양진당(보물 306호)을 비롯해 조선 중기 명필 미수 어목이 쓴 현판이 있는 충효당, 북촌댁, 남촌댁, 작전고택과 하동고택 등 옛가옥들이 즐비하다.

1960년대 초 이 마을로 시집와 살고 있다는 황종순(69)씨는 “당시만 해도 이곳은 평범한 양반 집성촌의 하나였을 뿐이며 70년대까지도 버스가 저녁에 한 차례 들어왔다 아침에 나가는 오지였다”고 회고했다. 전통생활에 관심 있는 몇몇 향토민속학자나 문화인들이 마을 안에 보전돼 있는 고가옥들을 찾을 뿐 대중관광지가 될 조짐은 없었다.

80년대 들어 전통·민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회탈춤과 하회마을이 재조명을 받게 됐다.

80년 마을 전체가 경상북도 민속자료 23호로, 84년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면서 마을 경관과 주민생활을 외부 방문객에게 보이는 관광자원화가 시작됐다. 관광객의 수가 점차 늘어나자 안동군(95년 안동시와 통합)은 91년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94년 방문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으면서 직원을 파견했다.

특히 99년 4월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방문으로 하회마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됐다. 지금도 마을 어귀 종합안내소 옆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방문 기념전시관이 있다. 97년부터 시작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도 마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안동시는 하회마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2월 외교통상부를 통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내고, 2009년 현장실사를 거쳐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총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 빈약한 볼거리 체험프로그램 강화 필요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명성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고 지적한다. 주말 한 차례의 탈춤공연을 제외하면 공연이나 체험프로그램도 빈약하다. 마을 사람들이 문화 생산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음식점이나 기념품 가게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차장 요금과 입장료, 셔틀버스 이용료 등 요금이 삼원화돼 있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권태욱 안동시 문화재 과장은 “입구에서 마을까지 오솔길로 된 옛길 복원, 상설 탈춤놀이 전수관 보강, 셔틀버스 전동열차 대치, 입구 안내소와 안내도 설치 등 시설을 개선하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다양화해 국제관광지로서 명성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동/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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