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부르릉’ 서비스의 취업상담사들이 주부들에게 취업 상담을 해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희망보고서] 주부취업 사업 ‘엄마가 신났다’ 가동
“일 그만 둔 지 벌써 16년이 지났어요. 아무것도 없이 재취업하려니 막막했죠.” 성애병원 간호사로 근무중인 박순분(42)씨의 말이다. 결혼과 함께 일을 그만뒀던 박씨는 그 후 아이들을 키우며 살림에만 전념했다. “그동안 의학기술도 많이 발전해서 링겔 라인 조작하는 것부터 시작해 새로 배워야 할 게 많더군요.” 박씨는 지난 3월 서울시가 운영하는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의 일환인 ‘장롱자격증 되살리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달 동안 교육을 받았고, 지금 근무하는 병원도 소개받았다. “자아실현도 하고 살림에 보탬도 될 수 있어서 만족해요.”
서울시는 지난 2월부터 주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팀은 경제위기로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주부들과, 고학력이지만 살림을 위해 일을 접은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주부들을 위해 일자리 창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모두 2만8천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프로젝트는 △장롱자격증 되살리기 △여성 시이오(CEO) 아카데미 △일자리 부르릉 서비스 △여성희망콜 △지역일꾼 이끌어내기 △숨은 재주 띄우기 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씨가 참여한 ‘장롱자격증 되살리기’ 사업은 전문자격증을 보유했지만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에게 재교육을 해주고 직장을 연계해주는 사업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모두 5회에 걸쳐 진행되며, 이미 1회 교육을 마친 38명의 참여자 중 21명이 취업했다. 지난 월요일에 시작된 2회 교육에는 39명이 참여하고 있다.
여성 시이오 아카데미 사업은 이미 창업한 여성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창업 정보를 제공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보육실을 빌려준다. 특히 전문 창업컨설턴트의 1대1 맞춤형 지도를 통해 창업 경험과 지식이 전혀 없는 예비 창업 주부들도 스스로 소규모 기업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4월28일 개관식을 한 ‘여성 시이오 아카데미’에서는 31명의 여성이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취업설계사 5명이 탑승한 취업 상담 이동버스인 ‘일자리 부르릉’ 서비스, 여성의 취업과 창업의 모든 문제를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해주는 ‘여성 희망콜 1588-9142’ 서비스 등을 통해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이밖에 지역별로 집중된 산업과 교육을 연계해 거주지 안의 기업체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일꾼 이끌어내기’, 타고난 재능을 발굴해 일자리로 연계하는 ‘숨은 재주 띄우기’ 사업도 벌이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찾아가는 여성취업상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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