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100일] ② 제목소리 내는 지방정부·의회
민선 5기를 맞았지만 일부 지방의회의 구태는 여전히 유권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우선 관광성 국외연수를 꼽을 수 있다. 전남 순천시의회 의원 6명은 순천에서 제62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 총회가 열리는 기간인데도 일본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을 방문한다며 지난 4일 4박5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재정 악화로 지급유예를 선언했던 경기 성남시의회의 시의원과 사무국 직원 20여명은 1인당 360만원을 들여 27일부터 10박12일의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의정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제주도의회 의원 41명 가운데 39명도 ‘선진국 사회복지시설 방문’ 등을 내걸고 9월24일 5박6일 일정으로 외국 여행을 다녀왔다.
정당공천제에 따른 정파간 자리싸움도 벌어졌다. 경기 평택시의회는 상임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갈등이 극심했다. 7명인 산업건설위원회 위원 배분을 놓고 두 당이 팽팽히 맞서다가 두달 남짓 만에 상임위 구성을 마쳤다. 평택시의회 관계자는 “시 예산의 3분의 2를 심의하는 ‘노른자위’ 상임위에 두 당이 다수를 차지하려고 세 대결을 벌였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택시의회는 파행 운영 때도 7·8월 의정비(9666만원)는 모두 챙겼다.
의장단 자리를 놓고는 집안싸움도 불사했다. 경남도의회의 비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11명은 한나라당의 원 구성 ‘독식’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을 벌였다. 인천시의회는 다수당에서 내정된 의장 후보자가 선거에서 탈락하자 반발 표를 던진 의원들의 징계를 요구하며 집단 탈당계를 쓰기도 했다. 지방의원들의 뇌물수수 관행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현섭 전 여수시장의 금품수수 비리와 관련해 ‘떡고물’을 받은 여수시·도의원은 지금까지 11명에 이른다. 여수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부터 금품을 받은 시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여수시의회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 대전 전주/정대하 전진식 박임근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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