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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잃은 제주해군기지 왜 밀어붙이나”

등록 2011-05-08 20:57수정 2011-05-08 22:41

국방부가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로 가는 길 어귀에 생명평화결사 순례단이 “해군기지 결사반대”라고 적어넣은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국방부가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로 가는 길 어귀에 생명평화결사 순례단이 “해군기지 결사반대”라고 적어넣은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대양해군 전략 폐기하고도 기지건설은 고집”
강정마을 주민·시민단체 반대투쟁 다시 열기
국방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양해군 전략’을 최근 사실상 철회하자,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벌여온 제주 서귀포시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강정마을의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건설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찾아간 강정마을 해안에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펼침막들 뒤로 방파제에 쓸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몇십개가 놓여 있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정부와 해군이 그동안 ‘대양해군’ 개념을 내세워 제주해군기지를 강행하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정부 스스로 대양해군 전략을 철회했기 때문에 해군기지 필요성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국가안보 핵심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다”며 건설계획 백지화를 촉구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장에 방파제 제작용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몇십개가 놓여 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장에 방파제 제작용 테트라포드(일명 삼발이) 몇십개가 놓여 있다.
3월부터는 평화운동단체가 강정마을에 머물며, 4년째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마을 주민들에게 한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3월1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시작해 ‘생명평화 100일 한반도 순례’에 들어갔던 ‘생명평화결사’가 순례계획을 바꿔 강정마을에 머물며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진택 생명평화결사 사무처장은 “강정마을이 생명과 평화를 가장 필요로 하고 염원하는 것 같아 체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해안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던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은 지난달 6일 구속된 뒤, 6일로 31일째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옥중 단식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강정마을 해안에서 열흘 동안 동조단식을 했던 신구범 전 제주지사는 “대양해군 전략이 폐기된 지금 강행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은 안보를 빙자한 해군의 몸 불리기 사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참여하는 제주해군기지 진상조사단(단장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오는 12일 강정마을에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강정마을은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지로 선정된 뒤 찬반 주민들로 나뉘어 심각한 갈등에 빠졌다. 마을 주민 ㅎ(50·여)씨는 “사이좋게 지내던 처지였는데도 이제는 제3자를 통해 부의금이나 축의금을 전달할 정도로 갈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주민 갈등, 각종 고소·고발, 벌금 부과 등으로 마을공동체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엇보다 강정마을의 명물인 ‘구럼비 바위’ 훼손만은 막겠다는 각오다. 마을 앞 해안의 일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구럼비 바위는 길이 800여m에 이르는 한 덩어리의 넓은 용암단괴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도 구럼비 해안가 주위에 서식하고 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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