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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반인반신’ 발언에 이어…이번엔 내리던 비를 멈췄다?

등록 2014-03-26 22:32수정 2014-03-27 16:11

26일 오후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에서 김관용(71) 경북도지사가 식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A href="mailto:cooly@hani.co.kr">cooly@hani.co.kr</A>
26일 오후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에서 김관용(71) 경북도지사가 식사를 하고 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남유진 구미시장, 또 ‘박정희 찬양’ 발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기공식에 의원들 몰려
“비가 오다가 그쳤다. 이곳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이 있는 곳 아니냐. 위에 계신 박 전 대통령이 멈추신 것이다.”

26일 오후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터에서 열린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에서 새누리당 소속 남유진(60) 구미시장은 환영사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남 시장의 이 말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남 시장은 이어 “구미는 관광과 박정희 대통령, 새마을운동이 연결돼 완성된 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 시장은 지난해 11월14일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제’에서 기념사를 하며 “박정희 대통령은 반신반인으로 하늘이 내렸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사회자는 식사를 하러 나온 새누리당 소속 김관용(71) 경북도지사를 ‘미스터 새마을’이라고 소개했다. 김 도지사는 “남 시장이 천기를 잘 보셨다”며 “새마을 지도자들에게 300만 도민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태환(70) 의원(구미을)은 축사에서 “우리나라를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게 해주셨던 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의 첫 삽을 뜨게 되서 영광이다. 새마을운동을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심학봉(52) 의원(구미갑)도 축사에서 “오늘은 구미가 새마을운동의 종주도시인 것을 세계와 만방에 선포한 날”이라고 했다. 공원 한 곳의 공사를 시작하는 날이었지만, 이날 기공식에는 김 지사와 남 시장, 구미지역 국회의원 2명을 비롯해 새누리당 이철우(57) 의원(경북 김천)과 이영우(66) 경북도교육감, 권기선(50) 경북지방경찰청장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은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에 25만1000㎡로 들어선다. 79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테마공원 안에는 전시관과 글로벌관, 새마을테마촌, 연수관 등 새마을운동과 관련한 시설이 들어선다. 테마공원 한 쪽에는 이미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이 들어서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생가와 동상, 공원이 함께 모여있는 하나의 마을이 들어서는 셈이다.

이날 행사를 맞아 구미 곳곳에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사업 기공식 행사장 시간과 장소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행사장에 가까워지자 ‘새마을 운동 테마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이라고 쓰인 펼침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이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고, 행사장에서는 ‘새마을’이라고 쓰인 녹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을 찾아 선거운동을 하는 이번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도 몇명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17년 11월14일 구미에서 태어나 1979년 10월26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박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와 구미문화원은 구미시로부터 지원받아 해마다 10·11월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탄신제와 추도식을 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35년이 지났지만 구미는 선거가 다가오거나 매년 탄신제·추도식이 열릴 때마다 박 전 대통령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포항시장을 지낸 박승호(56) 새누리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9일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이름을 바꾸자”고 제안하자, 박창호(48) 정의당 경북도지사 예비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것도 모자라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바꾸자고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한다”고 맞섰다. 지난 18일 김수민(32) 구미시의원은 “재선에 도전해 당선되면 ‘박정희체육관’의 이름을 ‘구미시민체육관’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승호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구미역’을 ‘박정희역’으로 이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박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것인지,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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