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해상 여객선 참사] 승무원 10여명 소환조사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해경은 이틀째 세월호의 선장 등 승무원 10여명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는 17일 오전 세월호의 이아무개(60) 선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 늦게까지 사고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16일 이 선장과 승무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7일 새벽까지 조사했다. 모자가 달린 웃옷으로 얼굴을 가린 이 선장은 이날 해경 조사에 앞서 “피해 가족들한테 정말 죄송하다. 면목이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해경은 이 선장한테 업무상 과실치사상,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선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있는 10명의 승무원에 대해서도 과실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해경은 이날 이 선장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기상과 조류, 뱃길 등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 선장의 운항 과실 여부를 추궁하는 등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경은 이 선장이 배가 침몰한 뒤 탈출하는 과정에서 대피 지침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장은 배가 침몰하고 있을 당시 승객을 구조하지 않고 먼저 해경 구조선에 올라 탈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선원법 11조엔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선장이 가장 먼저 탈출한 사실이 해경의 수사로 밝혀지면 도덕적 비난은 물론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해경은 이 선장이 배가 침몰할 당시 승객들한테 “객실에서 움직이지 마라”는 안내 방송을 하도록 지시했는지, 출항 당시 화물을 규정대로 실었는지, 배 안에 실렸던 대형 콘테이너가 제대로 결박됐는지 여부 등 다양한 각도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수사대책본부를 꾸린 검찰은 교신기록을 확인해 통제본부의 지휘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 통제상황실에서 배의 침몰을 예상하고 적극적인 대피를 지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피 활동을 지시하지 않은 통제본부 직원들을 세월호 선장과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의 공범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목포/김영동 안관옥 기자, 노현웅 기자 ydkim@hani.co.kr
이슈세월호 참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