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중 하나 작동 나머지 사라져
2월 점검때 ‘정상’…책임론 부상
2월 점검때 ‘정상’…책임론 부상
침몰 사고가 나면 수면으로 떠오르게 설계된 세월호의 구명뗏목(life raft)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 16일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25인승 팽창식 구명뗏목 46개가 실려 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 구조대원이 선체로 올라가 2개를 발로 차 바다로 떨어뜨렸다. 2개 중 하나는 바다 위에 펼쳐졌고, 다른 하나는 작동되지 않았다. 나머지 44개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을 조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7일, 사고 당시 ‘장식용’에 불과했던 구명뗏목의 관리 부실과 점검 비리 등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구명뗏목 정비업체인 한국해양안전설비, 세월호의 ‘쌍둥이 배’인 청해진해운 소속 오하마나호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본부 검증 결과, 오하마나호는 구명뗏목 39개 전부가 펴지지 않아 충격을 줬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오하마나호의 구명뗏목을 발로 차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중요한 수사 참고 사항”이라고 전했다.
세월호는 지난 2010년 한국에 도입된 이후 20여차례의 안전점검을 받았다. 그때마다 구명설비에 별다른 결함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월 한국선급 여수지부의 점검에서도 구명뗏목은 모두 정상으로 나타났다.
구명설비 점검업체를 운영하는 김아무개 대표는 “침몰하면서 구명뗏목이 떠올랐어야 한다. 떠오르지 않았다면 관리와 점검이 엉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명뗏목이 부풀어진 상태로 선체에 걸려 있다면 모를까, 페인트가 눌러붙어 열리지 않았다면 누군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목포/안관옥 김영동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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