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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탈출하자”던 학생들, 대기하라는 방송에 “예”

등록 2014-04-28 00:15수정 2014-04-28 15:57

JTBC ‘뉴스9’이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이 남긴 휴대전화 동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침몰 당시 세월호 내부 모습을 촬영한 이 동영상에는 단원고 학생들이 세월호가 기울던 상황에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선내 방송에 따라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선실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나온다. /JTBC ‘뉴스9’ 갈무리
JTBC ‘뉴스9’이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이 남긴 휴대전화 동영상을 27일 공개했다. 침몰 당시 세월호 내부 모습을 촬영한 이 동영상에는 단원고 학생들이 세월호가 기울던 상황에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선내 방송에 따라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선실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나온다. /JTBC ‘뉴스9’ 갈무리
숨진 학생이 침몰때 찍은 영상 공개
사고당시 불안 생생히 담겨
구명조끼 서로 양보하고
“선생님은 괜찮을까” 걱정도
희생자 아버지 “6시26분 사진
배 이미 기울어” 의혹 제기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15분간 배 안에 있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는 배가 기울자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할까 고민하다 ‘선내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따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숨진 단원고 박수현군의 유품인 휴대전화 메모리칩에 담겨 있던 것을 박군의 아버지가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에 제공해 27일 저녁 보도됐다. 공개된 영상은 전체 중 일부이며 음성 변조, 모자이크 처리가 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배가 기울기 시작하자 학생들은 처음엔 “수학여행 큰일 났어”라고 천진난만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쏠리는 거 장난 아니냐. 자꾸 이쪽으로 쏠려” “점점 왼쪽으로 가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학생들은 “나 구명조끼 입는다”고 구명조끼를 찾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구명조끼가 부족하자 “내 것 입어”라고 친구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엄마, 아빠 아빠 아빠, 내 동생”이라고 다급하게 가족을 찾는 학생도 있었다.

아이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 구명조끼를 입으란 거는 침몰하고 있다는 거 아니냐”며 불안한 심정을 드러낸 뒤 “우리 이렇게 바다로 헤엄쳐서 이렇게 될 거다”는 이야기도 나눈다. 하지만 오전 9시6분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말고 대기하라”는 선실 안내방송이 나오자 학생들은 “예” 하고 대답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행방을 걱정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은 괜찮은 건가” “선생님도 카톡을 안 보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영상을 제보한 박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300여명이 사라지고, 정부가 오락가락하고, 진실하고 반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사회에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해서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 8시58분이 (세월호 침몰 사고) 접수시간인데, 영상에는 8시52분 배가 이미 기울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들이 오전 6시26분과 오전 7시37분에 찍은 배 난간과 선내 조명을 찍은 사진을 보면 당시부터 배가 기울어져 있었던 것 같다”며 선체 이상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이른 시간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씨는 “휴대전화가 아들의 마지막 유품인데, 메모리카드가 남아 있었고 사진 40여장, 동영상 3편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26일 아들의 발인을 마쳤다고 했다. 안산/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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