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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도 좋으니 이런 장례 없었으면…” 안산 장례업자 단원고에 수익금 기부

등록 2014-05-02 19:52수정 2014-05-03 18:20

박일도(59) 대표
박일도(59) 대표
박일도씨 “이 돈은 내 돈 아냐”
“이 돈은 제 돈이 아닙니다.”

경기도 안산에서 제일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박일도(59) 대표는 2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비탄에 빠진 단원고등학교에 이번 사고로 번 장례식장 운영 수익금 5천만원을 내놨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희생된 아이들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난달 결산 결과 평소보다 늘어난 이익금 5천만원을 단원고에 기부했다.

3년가량 장례식장을 운영해온 그는 “그동안 부모 잃고 우는 상주는 많이 봤지만, 이번처럼 자식 잃고 오열하는 어머니와, 숨어서 숨죽여 우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보지 못했다. 수십명의 어린 주검이 장례식장으로 들어올 때마다 사업이 망해도 좋으니 제발 더 이상 이런 장례는 치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며 울먹였다.

박 대표는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물론, 온 국민이 아파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기부)은 당연한 것이다. 남은 아이들이나마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지금까지 단원고 교사 4명과 학생 26명의 장례를 치른 박 대표는 “정부가 제발 내 자식이라고 단 한 번만 생각하고 실종된 아이들을 구조해주길 바란다. 더 이상 아이들의 장례를 치르지 않았으면 원이 없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주검을 보며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유족들이 필요로 할 때 정부가 나서지 않는 것을 보며 깊은 절망감이 들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언론을 피하기 위해 학교에 직접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장례식장으로 찾아온 단원고 행정실장 등에게 기부금을 전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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