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비리 관련 수사기밀 누설 정황
해양경찰청 고위 간부가 해운비리와 관련된 수사기밀을 누설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중이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최근 이용욱(53) 전 해양경찰청 정보수사국장을 2차례 소환해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전 국장은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씨의 세모그룹에서 근무한 경력이 세월호 사고 뒤 알려져 보직이 해임됐다.
이 전 국장은 지난 14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에 처음 소환된 데 이어 다음 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2차 조사를 받았다.
이 전 국장은 해경청 광역수사대가 속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 사고(4월16일) 이틀 뒤인 4월 18일 오전 0시께 청해진해운 사무실과 해운조합 인천지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사 상황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청 광수대는 이 전 국장이 책임자로 있던 정보수사국에 소속돼 있다. 정보수사국장은 해경의 정보 수집과 수사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국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거나,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 전 국장은 1991~1997년 청해진해운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세모그룹 조선사업부에서 근무한 사실이 세월호 사고 이후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그는 세모그룹 재직 당시 회사의 학비 지원으로 1997년 부산대에서 조선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해 해경청에 경정으로 특채됐다.
이 전 국장은 세월호 사고 후 세모그룹 근무 경력을 두고 논란이 일자 “한때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서 신앙생활을 했지만 이미 10여 년 전 모든 연락을 끊었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주관하는 세월호 수사에서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전 국장은 논란 이후 본청 국제협력관으로 보직 이동했다가 다시 본청 운영지원과로 발령받았으며 현재는 보직이 없는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국장을) 소환 조사한 것은 맞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혐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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