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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진실의 문 잠겨…가만히 있을수 없어 행진 나선다”

등록 2014-07-23 20:09수정 2014-07-24 12:04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3일 아침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시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들고 걷고 있다. 이들은 도보행진 이틀째인 24일 국회와 서울역광장, 광화문광장을 거쳐 저녁 7시30분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추모 음악제 등에 참석한다. 안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3일 아침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시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펼침막을 들고 걷고 있다. 이들은 도보행진 이틀째인 24일 국회와 서울역광장, 광화문광장을 거쳐 저녁 7시30분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추모 음악제 등에 참석한다. 안산/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세월호 100일]
‘안산~서울 특별법 촉구 100리 걷기’
야당·시민단체 등 300여명과
노란리본 가득 광화문광장으로
시민들 “힘내시라” 격려
실종자 위한 ‘기다림의 버스’
휴가 낸 직장인 등 태워 진도로
“그치지 않고 눈물이 녹아 흘러도 가슴에 들어앉은 얼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물에 잠겨 가던 그 시간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울고만 있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 되도록 진상규명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 탓에 희생자 유가족들이 또다시 눈물의 행진을 시작했다.

이따금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던 23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 합동분향소에 모인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진실의 문은 잠겨 있고 안전을 위한 출구는 없는 사회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행진에 나선다”며 ‘세월호 참사 100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00리 행진’ 출발 선언문을 낭독했다.

숨진 자식들의 단원고 학생증을 목에 건 유가족들은 희생자 영정 사진이 인쇄된 대형 펼침막을 붙인 미니 버스를 앞세우고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표류 중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박 2일 동안 40여㎞ 걷기에 나섰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00여명은 이날부터 걸어서 서울 여의도 국회를 거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간다. 유가족들은 단원고 희생 학생들이 속한 10개 반별로 ‘진실을 밝히는 특별법 제정’,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라고 적힌 노란 깃발을 들고 분향소를 떠났다. 단원고에 도착한 유족 가운데 일부는 자녀의 이름을 부르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고, 행진단의 도착시간에 맞춰 이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잊지 않을 게”란 펼침막을 들고 응원했다. 이웃의 절규와 아픔을 지켜보는 안산시민들도 행진 대열을 지켜보며 “모두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이날 행진에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문재인·김영환·부좌현 의원 등 야당 의원 10여명도 참가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행진단은 이날 오후 8시30분 경기도 광명시민체육관에 도착해 국민대토론회 등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24일 오후 7시 서울지역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광장에 도착할 계획이다. 앞서 유가족들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지난 5월19일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을 위한 ‘기다림의 버스’도 전남 진도로 떠났다. 618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월부터 매주 금요일 ‘무박 2일’ 일정으로 진도를 다녀온 ‘기다림의 버스’를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특별 운행한다”고 밝혔다. 버스는 서울과 광주, 대구, 안산 등지에서 출발해 이날 오후 7시30분 진도체육관으로 모였다. 버스에 탄 100여명은 휴가를 낸 직장인, 가정주부, 대학생, 천주교 신자, 노조 상근자 등 다양했다. 이들은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 뒤 밤 10시부터 24일 새벽까지 진도 팽목항에서 열리는 광주전남지역 문예팀이 주관하는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24일엔 진도 범군민 대책위와 함께 집회도 연다.

국민대책회의 이원호 활동가는 “실종자가 아직 10명이나 되고 가족들이 애절하게 기다리는데도 세월호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남은 가족들의 고립감이 커지고 있어 가족들과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광화문광장은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노란색 우산 30여개를 펴들고 광장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 “수사권·기소권이 핵심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순신 장군 동상 앞 잔디밭엔 노란 종이로 접은 종이배와 노란색 바람개비 수십개가 바람에 흩날렸다.

세월호 유가족 40여명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단원고 2학년 9반 ‘예지 아빠’와 3반 ‘빛나라 아빠’, 1반 ‘유민이 아빠’는 광화문광장 농성장에서 단식 중이다. 동상 앞엔 이외에도 5개의 천막이 더 들어섰다. 동조단식을 벌이는 이들의 자리다. 이날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엄마의 노란 손수건’ 카페 회원들, 경기대·성공회대 학생들, 부천여성회, 코리아연대, 참여연대 등이 참가했다.

단식에 나선 이경환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춘 특별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인 이용훈 주교도 이날 가족대책위 농성장을 찾았다.

안산/김기성 기자, 박기용 기자 player009@hani.co.kr

길 위에서 [21의생각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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