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중·고교생들이 아는 학생을 병문안하러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의 중환자실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돼 교육·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해당 학생들을 자가격리하고 대전 서구지역의 모든 중학교와 일부 고교에 대해 휴업 조처했다.
10일 대전 교육·보건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전지역 중·고교생 6명이 지난 6~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입원해 있던 대전 을지대병원을 찾았다. 학생들은 대전 ㄱ고 1명, ㄴ고 2명, ㄷ중 1명, ㄹ중 2명 등 모두 6명이다. 이들은 친분이 있는 학생이 교통사고로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자 병문안을 왔다. 학생들이 방문했을 당시 이 병원 중환자실에는 90번 메르스 확진 환자(62)가 입원해 있었다. 이 환자는 충북 옥천의 병원 두 곳을 경유해 지난 8일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10일 오전 3시께 숨졌다.
이에 따라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9일 해당 학생들에 대해 등교정지 및 자가격리 조처하고, 이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는 휴업하도록 했다. 또 학생들의 형제자매가 다니는 학교에 대해서도 예방 차원에서 휴업 조처했다. 또 대전 중구의 한 고교는 90번 환자가 발생한 충북 옥천에서 통학하는 학생 32명에 대해 등교정지 조처했다.
대전 ㄷ중 관계자는 “학생들이 과외를 하거나 학원 수강을 하고 있어 만약 학생들 사이에 메르스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대전에서 휴업한 학교는 유치원 267곳 가운데 150곳, 초교 146곳 가운데 100곳, 중학교 88곳 가운데 17곳, 고교 62곳 가운데 7곳, 특수학교 6곳 가운데 3곳 등 277곳이다. 전체 학교 569곳의 48.7%에 해당하는 숫자다. 대부분 학교는 12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증세 등에 따라 휴업을 연장할 방침이어서 휴업 학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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