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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교육감 “국정교과서는 정권교과서”

등록 2015-11-04 14:51수정 2015-11-04 15:13

1인 시위 중인 김승환 전북교육감
1인 시위 중인 김승환 전북교육감
헌법학자인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4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시위가 끝난 뒤 김 교육감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국정화 추진은 헌법파괴 행위로, 정부가 더 정직해져서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헌법가치에 충실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헌법학자로서 어떻게 보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선언은 정권 입맛에 맞는 역사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국정교과서라고 하지만 실질은 ‘정권교과서’다. 헌법은 그 어디에서도 정권의 이런 행위를 허용하지 않고 오히려 금지하고 있다. 정권이 어떤 변명을 해도 국민을 농락하는 언어에 불과하다.”

-2년 전인 2013년 11월, 교육감은 “국가가 역사교육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예상했나.

“정권이 워낙 국민 의사와 상관없이 마음먹은 것을 자행해왔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다. 정권의 행태에 비춰볼 때 그렇다. 당시는 하나의 우려였다.”

-최근 도교육청 간부회의에서 조선 건국과 계유정난을 언급하면서, 역사적 사실이지만 평가는 각각 다를 수 있다고 했는데.

“역사를 볼 때 시각·관점이 하나로 모아질 수가 없다. 위화도 회군이 이성계의 정치적 야욕 때문인지, 아니면 쓰러져가는 고려를 무너뜨리고 국민을 잘 보살필 수 있는 새 왕조에 대한 필요성 때문인지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또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도 어린 단종에게 계속 맡겨야 했는지, 수양대군이 야욕을 채우기 위한 것인지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정권은 학생에게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정교과서와 균형 잡힌 역사의식은 일치할 수 없다.”

-보조교재 준비 상황은 어떤가. 다른 교육청과 연대는.

“지금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충남에서 모였을 때(10월21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감 9명이 합의했다. 참석하지 못한 다른 몇 분도 참여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했다.”

-교육부와 갈등이 예상된다.

“저는 필요한 갈등은 얼마든지 한다. 갈등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자체가 원래 갈등을 안고 있는 정치체제다.”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북의 학생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동요하지 말고, 전북교육청이 학생들이 걱정하는 것을 덜어주는 작업을 할 것이다. 국정화로 인해 건강한 역사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

-전북교육청은 내년 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파장이 우려된다.

“파장, 이것도 정부가 책임지라는 것이다. 지금 정권의 행태는 ‘약속은 내가 할게, 책임은 네가 져라’다. 민주정치는 약속의 정치이다. 정부가 공약했으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가 국정을 이끌어가는 데는 꼭 갖춰야 할 필요한 동력이 있다. 국민 앞에 정직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계속해서 국민을 기만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을 속인다. 정권의 정직성을 회복하십시오. 정권이 하는 이 일이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면 국민통합력도 급격하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직하고 겸손해지기를 바랍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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