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갑작스런 개성공단 조업 전면중단 조처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생산제품 상설전시관인 ‘평화누리 명품관’(사진)이 개관 4개월여 만에 위기에 놓였다.
평화누리 명품관은 경기도가 입주기업들의 제안에 따라 개성공단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를 지원하고자 지난해 9월17일 킨텍스 제2전시장 1층에 330㎡ 규모로 문을 연 상설전시관이다. 당시 개관식에 참석한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시금석이라면 평화누리 명품관은 대한민국 수출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국내·외로 널리 알려져 판로가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이자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옥동자”라며 “개성공단을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큰아들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누리 명품관에는 개성공단내 21개 기업에서 생산한 잡화, 남녀의류, 아웃도어 등 18개 품목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아직 홍보가 덜 된 상태임에도 개장이후 킨텍스의 비수기(12월~3월)가 시작되기 전까지 2달여 동안 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 의류·신발·잡화 18개 업체가 참여해 개발한 공동 브랜드 ‘시스브로’(SISBRO)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킨텍스에 이어 전국 주요도시에서 판매장 개설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쪽은 밝혔다. 시스브로란 형제자매(sister & brother)를 뜻한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2일 “우선 큰 현안부터 추스린 뒤 다음주초쯤 참여업체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생산해서라도 계속 참여해 전시관을 운영할 것인지 여러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로부터 개성공단 제품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했고, 기왕이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개성공단 제품을 팔아주자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돼가고 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많아 당장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돼 제품이 생산되지 않으면 평화누리 명품관 운영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입주기업 쪽과 전시관 운영방안을 포함해 지원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평화누리 명품관 운영을 위해 연간 2억2500만원의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1일 킨텍스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60여명과 양복완 경기도 행정2부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한편, 경기도가 추진중인 개성공단 입주기업 물류단지 건립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건의에 따라 파주지역 자유로 인근에 물류단지 건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해왔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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