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쓰던 ‘존치교실’을 4·16 두 돌까지만 학교에 두기로 한 잠정 합의안이 416가족협의회의 추인 거부로 무산되면서,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다음달 25일부터 존치교실에 대한 ‘강제 정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18일 안산교육지원청 강당에서 재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단원고 교육가족 일동’ 명의의 회견문을 내어 “다음달 25일부터 5월5일까지 존치교실 내 물품과 기록물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4·16 두 돌까지만 존치교실을 보전하기로 한 잠정 합의안을 경기도교육청과 단원고, 단원고 학부모협의회는 추인했지만 416가족협의회는 추인하지 않아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참사 2주기인 다음달 16일까지 추모 기간을 운영하고, 같은 달 24일까지 유가족들이 존치교실에 있는 물품을 스스로 가져가도록 한 뒤 같은 달 25일부터 5월5일까지 나머지 물품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5월6일부터 15일까지 존치교실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이와 함께 24일로 예정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중재의 5차 협의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지난 8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중재로 열린 단원고 존치교실 문제와 관련한 협의회에서 416가족협의회 대표와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대표 등은 존치교실을 4·16 두 돌까지만 존치하기로 잠정 합의하고 17일 협의회에 각각 최종 추인을 받아오기로 했으나 416가족협의회는 이를 추인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재학생 학부모들이 강제 정리에 나설 경우 충돌이 우려된다.
잠정 합의안은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걸상을 비롯한 기억 물품 등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관하고 가칭 ‘4·16 민주시민교육원’ 건립 때까지 보존해 전시 운영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안산/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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