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등학교 학부모 20여 명은 19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학교 밖 제3의 장소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은 25일까지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재학생 학부모들 기자회견
“정상 학습 공간 마련 안 되면 등교 거부”
4·16 가족협의회
“교실 원형 그대로 보존해 옮겨야”
“정상 학습 공간 마련 안 되면 등교 거부”
4·16 가족협의회
“교실 원형 그대로 보존해 옮겨야”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이 쓰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10개 교실(기억교실)의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20여명은 19일 안산교육청지원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이 단원고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교와 학부모는 지난달 9일 4·16가족협의회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억교실을 안산교육청 별관으로 임시이전 하기로 협약했지만, 별관 공사가 완공됐음에도 가족협의회의 무리한 요구로 이런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원고는 현재 기억교실 때문에 공간이 부족해 특별실을 교실로 만들고 교장실을 외부 컨테이너에 마련했다. 교사들은 교무실이 없어 도서관 모퉁이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등교 거부 등 중대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에게 교실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재학생 학부모 40명은 지난 17일 ‘단원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도교육청에 요구사항을 공문으로 보냈다. 공문에서 이들은 “22일까지 경기도교육감 면담이 이뤄지고, 25일까지 단원고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 학부모에게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25일 총회를 거쳐 등교 거부, 교육감 등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한편, 4·16가족협의회는 최근 ‘기억교실 이전에 따른 단원고, 경기교육청의 책임, 역할’이란 문서를 단원고에 보냈다. 기억교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는 가족협의회는 이 문서를 통해 △기억교실 창문·창틀 분리·포장 △책상·의자·교탁 포장 △천장 석고보드 분리·보존·포장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시설물을 가져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다. 현장에서 공부하는 재학생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해 갈등이 재연됐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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