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성주 주민들 “사드 집회때 외부세력 개입했다니 어이가 없다”

등록 2016-07-18 21:02수정 2016-07-18 22:39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현관에 자신을 한 성주 청년이라고 밝힌 이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성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현관에 자신을 한 성주 청년이라고 밝힌 이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아 쓴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성주/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외부세력 개입설 반박
“우릴 바보 취급하나”
주민들 21~60살이 53%
젊은층 많아 카독 이용 활발
“지금 북한이 하루를 멀다 하고 핵도발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안위가 어렵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져 국가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여러분께 말씀드리면서….”

지난 15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앞에서 주민 3천여명을 상대로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성주 주민에게 정부가 꺼내든 첫 설득 카드는 ‘안보론’이었다. 하지만 한 주민은 황 총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북한 핑계 대지 마라”고 고함을 쳤다.

‘안보론’이 먹혀들지 않자 이제는 ‘외부세력 개입론’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18일치 1면에 ‘성주 사드저지투쟁위 위원장, 15일 폭력사태에 외부인 개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재복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외부세력’에 대한 말을 꺼냈다.

하지만 18일 성주 주민들은 외부세력 개입설에 대해 “우리를 바보 취급하는 발상으로 어이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15일 집회 때 마이크를 잡고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던 사람들 가운데 성주 군민이 아닌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성주에서 2대째 참외농사를 짓고 있는 이일웅(48·대가면)씨는 “그날 황교안 총리가 탄 버스 앞에서 낯선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는데 무슨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하는지 어이가 없다. 자꾸 주민들이 외부세력에 휘둘리고 있다는 식의 언론 보도가 나오는데, 성주 사람은 정부와 언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성주에 외부세력이 있다면 그건 사드를 배치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장관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투쟁위)는 18일 ‘외부개입세력에 대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투쟁위는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15일 주민들의 집회 수사에 들어간 김우락 경북지방경찰청 수사과장은 “채증자료 판독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외부세력 개입은 현재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대구·경북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사드배치 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찬수)는 현재까지 성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거나 집회를 한 적이 없다. 15일 집회 참석자 3천여명 가운데 성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은 30~5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주군농민회 이재동(48·성주읍) 회장은 “성주 근처 대구나 경북 구미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사람 몇 명이 집회에 왔다고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하는 것은 성주 주민을 (판단력이 없다고) 무시하는 말이다. 주민 반발이 거세니까 자꾸 이런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주 주민 반발이 큰 것은 젊은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사드 전자파로 인한 건강과 참외농사 피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성주에서 아파트와 상가, 학교 등이 몰려 있는 성주읍(인구 1만4천여명)은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389m)으로부터 북쪽으로 2㎞ 떨어져 있다. 성주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주민 60%가 참외농사를 짓고 있다. 대구 바로 옆에 인접해 있어 젊은 주민이 많이 산다. 성주 주민 4만4900여명 가운데 21~60살 인구가 53%(2만3900여명)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사드 반대 집회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