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민방위 교육장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고 치적을 홍보하는 등의 발언을 해 참석자의 항의를 받았다. 신 구청장은 지난해에도 민방위 교육장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인 적이 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강남구 민방위 교육에 참석한 힙합 가수 김디지(본명 김원종)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 세력의 안보 위기의식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신 구청장이 “강남구에 새로운 고속철도가 생겼다”며 민방위 교육과 무관한 개인 치적도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가 “교육과 관련 없는 내용은 삼갔으면 한다”고 지적하자 신 구청장은 “찍어서 올리건 말건 상관없으니 듣기 싫으면 나가라”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신 구청장이 퇴장한 뒤에 공무원들이 자신을 불러 “교육을 방해했으니 책임지게 하겠다”며 고압적인 태도로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가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자 한 공무원이 “이 사람 어디 소속인지 똑똑히 알아내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보도를 보면, 이날 신 구청장은 약 5분에 걸쳐 “현재 바깥에서 사드 배치를 놓고 잡음이 많다. 사드는 국가 안보를 위한 건데 반대하는 사람들은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GTX(Great Train Express·광역급행철도)가 운영되면 동탄에서 삼성역까지 20분, 삼성에서 고양시까지 20분이면 간다” 등 민방위 교육과 무관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재난안전과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신 구청장은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론이 분열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고 말한 것뿐인데 이를 왜곡했다”고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고속철도와 관련된 이야기도 개인 치적이 아닌 구정 홍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 구청장은 지난해 10월에도 민방위 교육장에서 한전부지 매각과 관련한 서울시와의 갈등을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부적절한 발언을 지적한 교육생에게 “나가라”는 폭언을 했다가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디지씨는 사회참여 발언으로 여러 차례 주목받은 힙합 가수로, 2008년 제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 출마하기도 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