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장 등 700여명 “성주·김천 하나 돼서 사드 배치 물리치자”
경북 성주군에 이어 경북 김천시민들이 처음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웃한 두 지역 주민들이 연대할 조짐을 보이는 등 사드 반대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화물연대·철도노조·보건의료노조·전교조 등 김천시의 시민·사회단체 11개 단체가 만든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와 농소면·율곡동 사드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저녁 7시30분부터 김천시 부곡동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정부와 국방부는 사드를 롯데스카이힐성주컨트리클럽에 배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박보생 김천시장과 성주사드철회 투쟁위원회 임원,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애초 성주군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하려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위치 변경 검토 발언이 나오자 김천시와 이웃한 성주 최북단 롯데스카이힐성주컨트리클럽을 사드 대체 부지 후보로 거론했다.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의 롯데스카이힐성주컨트리클럽은 성산포대에서 직선거리 17㎞가량 떨어져 있으며 자가용으로 30여분 소요된다.
집회 참가자들은 사드 대체 후보지 검토를 지지하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이완영 새누리당 국회의원(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 사과를 요구하고 사드 배치를 분명히 반대지 않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사드 대체 후보지를 추진하고 있는 국방부를 비판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주민들이 얼마나 걱정했으면 아이까지 업고 왔느냐. 우리가 정말 모여야 할 때는 바쁘다고 하지 말고 함께 나서서 서울에서 깜짝 놀랄만한 시민단결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박희주 김천시 시의원은 “김천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성주다. 함께하면 이런 사태는 안 벌어졌다. 오늘 이 자리는 상주·김천 할 것 없이 하나가 되기 위한 첫발”이라고 말했다.
김대성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 의장은 “성주에서 사드 문제가 불거진 것을 보고 한반도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개와 돼지도 아니고 정부는 국민을 졸로 보고 있다. 우리 시민들의 결의를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성주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 언론 담당자인 배윤호씨는 “김천 사드는 김천시민들이 막아 달라. 성주 사드는 성주가 막겠다. 두 지역이 (사드 철회를 위해) 함께 연대하자"고 말했다. 김천민주시민단체협의회는 날마다 촛불집회를 열고 성주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원회와 연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앞서 김천시 기관·단체장 150여명은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또 김천혁신도시 아파트 동대표들은 사드 반대 일정을 논의했으며 김천시 농소면의 주민들은 경운기 등을 동원해 913호 지방도로를 점거했다.
한편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는 20일에 이어 21일 성주군의회 4층 회의실에서 사드를 성주시의 다른 지역에 배치하려는 국방부의 방침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회의를 열었으나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사드 대체 후보지 검토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 100여명이 회의실을 막는 등 항의를 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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