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수당 제안한 서울청년의회서
“청년수당 정책 지켜내지 못해 죄송”
“현실은 의자뺏기 게임…청년수당은 청년 스스로 의자 마련하게“
“청년수당 정책 지켜내지 못해 죄송”
“현실은 의자뺏기 게임…청년수당은 청년 스스로 의자 마련하게“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용노동부의 ’구직수당’과 서울시 청년수당을 비교해 “본질적으로 청년을 신뢰하느냐 안하느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청년수당 정책을 지켜내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6 서울청년의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시정질의에 앞서 “청년 스스로 의자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이 청년수당이다. 정부는 이거 이거하면 돈 줄게, 서울시는 여러분 뭐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대로 해보세요, 그것이 본질적인 차이다. 청년을 신뢰하느냐 불신하느냐 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정부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청년에게 면접 비용으로 현금 60만원을 주는 일명 ‘구직수당’을 발표했다. 구직의사가 있는 청년에게 현금 50만원을 주는 서울시 청년수당은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미이행을 이유로 직권취소된 상태다.
박 시장은 또 “청년수당 정책은 지난해 청년의회에서 만들어낸 여러분의 정책이었다. 그 정책을 지켜내고 관철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 정신은 지켜내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발언을 시작하며 “의자뺏기 게임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것이 일자리나 생존의 문제면 잔인한 일이다. 대한민국이 이런 현실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는 없다. 적어도 시작단계에서만은 청년들이 앉을 의자나 공간이 주어져야 한다. 자리에 앉지 못한 청년들을 도덕적 해이나 무능력이란 말로 매도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꺼냈다.
정부의 책임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청년실업은 사회구조적 문제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제대로 사회진출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년의) 자리를 마련해줘야한다. 정부의 책임이 있는 것이지 청년에게 책임이 있는 건 아니라고 확신한다. 의자가 인원수보다 적으면 의자를 더 가져다 둬야한다. 재료나 연장을 청년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년의회는 청년이 직접 서울시 청년정책 입안에 참여한다. 이날 청년의회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청년의원 139명,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 소속 실, 본부, 국장 등 고위간부들이 참석했다. 139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서울청년의회는 이날 △청년수당과 청년문제 △청년공간 △시민교육 △청년 1인가구 식생활 △장애인 문제 △부채 △주거 △미세먼지 △자전거 안전 △일자리 정책 등을 해결해달라고 박 시장에게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간동안 진행한 청년의회는 박 시장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2016 서울청년의회에서 발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2016 서울청년의회 폐회식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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