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수, 사드 반대 여성 가리켜 “술집·다방 하는 것들” 막말
사퇴 목소리 커지자 누리집에 사과 글 올려…주민들 직접 사과 요구
사퇴 목소리 커지자 누리집에 사과 글 올려…주민들 직접 사과 요구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지역 여성들을 향해 막말을 비판을 사고 있는 김항곤(65) 경북 성주군수가 직접 사과 대신 성주군 누리집에서 간접 사과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과 여성단체들은 김 군수가 사드 반대 촛불 문화제에 나와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6개 여성단체 대표들은 27일 오후 김 군수를 찾아가 사드 반대 주민 촛불 문화제에 나와서 주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김 군수는 이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김영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김 군수는 사과문을 다시 진정성 있게 써달라는 우리의 요구에 ‘그럴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또 촛불 문화제에 나와서 직접 사과를 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언젠간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군수는 지난 7일 오전 군수실에서 지역 사회단체 회원 10여명과 간담회를 하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여성을 가리켜 “특히 여자들이 정신이 나갔어요.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런가. 전부 술집 하고 다방 하고 그런 것들인데…”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그러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9일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군수의 사과와 군수직 사퇴를 요구했다. 주민들도 김 군수를 모욕죄로 수사기관에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김 군수는 지난 23일 성주군 누리집에 ‘언론보도 관련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의 막말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사드 피해 최소화와 제3부지 선택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온 여성 관련 발언은 어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절대 아니며, 특히 여성을 비하할 마음이나 다른 뜻은 추호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이어 “본의 아니게 그날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군민 여러분께 군수로서 정중히 사과드리오니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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