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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세보증금 없는 청년층이 비싼 월세로 내몰려

등록 2016-10-11 11:40수정 2016-10-11 21:58

서울시 월세조사서 청년층 3.3㎡당 1만원 더 부담
평균 보증금 1395만원으로 비청년층의 절반 수준
서대문구 청년층 월세 비청년층보다 2.7배 높아
6개월 전 정규직 웹디자이너로 취업한 ㅎ아무개(26)씨는 40만원을 월세로 낸다. 월급 140만원 가운데 30% 가까운 금액이다. ㅎ씨는 2년 전 부모님이 주신 500만원을 들고 직장을 찾아 서울로 올라왔다. 보증금 500만원 이하인 월세방을 찾아다녔는데, 월세 40만~50만원짜리가 그나마 저렴한 편이었다. 결국 영등포구에서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방을 구했다. 16㎡짜리 원룸이다. 매달 3.3㎡당 8만2500원을 내는 셈이다.

ㅎ씨는 옆 건물이 너무 가깝게 붙어 있어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기 어려운 것말고는 지금 머무는 원룸에 큰 불만은 없다. 그러나 월세를 내느라 적금을 들지 못하는 게 못내 불안하다. ㅎ씨는 “목돈이 있어 보증금을 올려주면 월세를 줄일 수 있을텐데…, 이대로라면 저축할 여유가 없어 결혼할 때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ㅎ씨처럼 보증금으로 낼 목돈이 없는 청년들이 나름의 자산을 가진 윗 세대보다 43%나 더 비싼 월세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아 11일 공개한 ‘서울시 자치구별 월세 조사 결과분석’ 자료를 보면, 월세 가구 가운데 청년층(19∼29살)이 매달 내는 월세는 3.3㎡당 7만6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5만3천원을 내는 30대 이상 윗 세대보다 43%(2만3천원)나 더 부담하는 셈이다.

한 가구 청년이 내는 보증금은 1507만원으로 나머지 세대(2564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적었다. 단위면적(3.3㎡)으로 환산하면 청년층 236만원, 윗 세대 243만원에 해당한다. 자산이 없는 탓에 보증금은 싼 대신 월세는 비싸게 치러야 하는 청년층의 비애가 고스란히 읽히는 대목이다.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에 거주하는 청년이 평균 보증금 1053만원에 월세 58만원의 월셋집에 살아 주거비 부담이 가장 컸다. 도심권(종로·용산·중구)에 사는 청년은 보증금 1382만원에 월세 49만원, 서북권(마포·서대문 등)은 보증금 1285만원에 월세 45만원 등이었다. 비청년층은 오피스 빌딩이 몰려 있는 도심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청년층보다 월세를 덜 내고 있었다.

청년층과 비청년층의 월세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서대문구였다. 청년층 월세가 3.3㎡당 8만9천원으로 비청년층(3만3천원)보다 무려 2.7배나 높았다. 자치구마다 전월세 전환율(올해 2분기 기준)을 적용해 순수 월세로 환산한 결과다.

대표적인 청년 거주지인 서대문구와 관악구의 3.3㎡당 순수 월세를 거주 유형별로 보면, 고시원이 10만6천원, 오피스텔 8만3천∼8만6천원, 단독·다가구주택 6만6천∼8만9천원 수준이었다. 청년층이 부담하는 순수 월세가 가장 비싼 지역은 성동구로, 3.3㎡당 9만2천원이 넘었다. 이는 가장 저렴한 중랑구(3.3㎡당 4만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원욱 의원은 “목돈이 없는 청년 세대가 어른들에 견줘 낮은 보증금의 열악한 주거환경에 살면서 월세는 오히려 더 내고 있다. 청년 주거 현실을 고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경 서울시 전월세팀장은 “이번에 조사한 월세 자료를 근거로 청년세대의 주거비 부담 경감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낙연 최우리 기자 yan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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