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의 유족들이 6일 광주 5·18 옛묘지에 만들어진 고인의 묘비를 살피고 있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숨진 농민 백남기씨가 광주 5·18 옛묘역에 잠들었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고 백남기 농민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6일 오후 5시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천주교 의례로 하관식을 열고 유해를 안장했다.
하관의례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영선 신부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고인의 유족과 지인들은 납골함을 모신 뒤 성수를 뿌리고 붉은 흙을 덮으며 눈시울을 붉혔다.추모객 500여명은 ‘부활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합창하며 숙연하게 안장의례를 지켜봤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은 조사에서 “무자비한 폭력으로 백남기님을 숨지게 만든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쫓아내고, 폭력과 불의가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했다.
백씨의 친구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우리밀밭 걱정도, 나락 논 걱정도 이제 다 내려놓고 편히 쉬시라”고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어둠이 깃든 뒤에야 백씨의 봉분이 만들어졌는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국화를 바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장례위원회는 백씨의 묘비 뒤쪽에 “평생을 학생운동 농민운동 우리밀살리기운동으로 활화산처럼 살다가 희생된 백남기 선생 여기에 잠들다”라는 글귀를 새겼다.
앞서 전남 보성역과 광주 금남로에서는 백씨의 들꽃처럼 향기로운 삶을 기리는 노제와 운구행진이 열렸다.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시 북구 망월동 5·18 옛묘지에 조성된 고인의 봉분
백씨의 자녀인 민주화·도라지·두산씨가 조성된 묘비를 쓰다듬으며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