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지하철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2일 오전 6시2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으로 진입하던 열차 밑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에서 일어난 전동차 화재 사고 때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는 것과 관련해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23일 “시민 대피와 관련한 매뉴얼이 부족한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기자설명회를 열어 “지하철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전동차 안에서 대기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더 큰 사고로 발전하지 않도록 비상코크 등을 취급하지 말고 전동차 안에서 대기하도록 안내방송 등 비상대응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사고 직후인 22일 오전 6시29분 해당 전동차 차장은 “차량 고장으로 비상정차하여 조치 중에 있으니 코크 및 출입문을 열지 마시고 안전한 차내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3차례 방송했다. 차량 하부에서 불꽃(아크)을 동반한 연기를 확인한 오전 6시31분에는 “열차에 화재가 발생하였으니 즉시 출입문을 열고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승객 대피 안내방송을 했다. 그리고 터널 내에 정차된 10번째 칸 승객들을 안내해 9번째와 8번째 칸으로 이동시켜 비상 코크를 개방하고 대피를 유도했다.
그는 “해외 지하철에서도 고장 상황을 기관사가 인지할 때까지 전동차 내에서 대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서울 지하철 전동차는 객차가 불연재로 만들어져 연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현재 서울메트로의 매뉴얼에 시민 대피 관련 부분이 미흡하다”고 인정하고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시민의 안전행동을 강화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 2월까지 안전보고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동차 안에서 불꽃과 연기를 직접 목격한 승객은 1분 1초가 긴박해 ‘기다려달라’는 안내방송에도 비상 코크로 직접 출입문을 열고 하차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원낙연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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