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밤 부산 남구 황령산 봉수대에서 시민단체가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촛불 봉화를 밝혔다. 부산운동본부 제공
부산 남구 대연동의 황령산 봉수대는 조선 시대 세종 때 설치됐다. 이곳은 부산의 앞바다가 보이고, 내륙 쪽으로도 시계가 넓어 외적의 침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임진왜란 때도 황령산 봉수대에서 봉화를 올려 왜적의 침략을 조선 조정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이곳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철회를 촉구하는 봉화가 타올랐다.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이날 저녁 7시30분께 황령산 봉수대에서 사드 철회 평화기원 산상 문화제 “봉화를 올려라”를 열었다. 부산운동본부는 경북 성주와 김천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북의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이번 문화제를 마련했다.
문화제에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부산 민예총)의 노래 공연과 종교인 합동 기도회 등 다양한 공연이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어 황령산 봉수대 근처에 높이 100㎝, 너비 80㎝ 크기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촛불 봉화 4개가 설치된 뒤 불이 켜졌다. 조선 시대 봉화 4개를 지펴 외적의 침입을 알렸던 것을 빗대어 사드 배치 반대 퍼포먼스를 한 것이다. 봉수대 한복판에는 ‘사드 저지’라고 적힌 가로·세로 2m 크기의 대형 글자판도 등장했다.
부산운동본부는 사드 배치 저지 ‘전 국민 감시단’ 꾸리기를 제안했다. 감시단은 사드 배치 반대의 타당성 등을 국민에게 알리고, 적극적인 사드 배치 저지 활동을 펼친다.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는 “부산에서 출발한 봉화가 전국적으로 타올라서 전 국민이 사드 배치 저지에 뜻을 함께하길 바란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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