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미수습자 가족들 “내 딸이 와요, 엄마한테 다가와요”

등록 2017-04-09 17:36수정 2017-04-09 22:21

“3년 내내 이순간 기다렸다” 오열
“아직도 딸 못찾을까 봐 두려워
9명 모두 올 때까지 지켜봐주세요”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 등 미수습자 가족이 9일 저녁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거치 현장 밖 미수습자 가족 컨테이너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감사의 의미로 인사하고 있다. 목포/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미수습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 등 미수습자 가족이 9일 저녁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거치 현장 밖 미수습자 가족 컨테이너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감사의 의미로 인사하고 있다. 목포/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내 딸이 와요, 엄마한테 다가와요.”

단원고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7)씨는 9일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뭍을 향해 다가오는 세월호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박씨는 오후 내내 부두에 앉아 느릿느릿 다가오는 다윤이를 맞았다. 그는 3년 만에 돌아온 딸에게 말을 건넸다.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다윤아, 이젠 집에 가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세월호가 한 발 한 발 부두 안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행여 잘못될세라 촉각을 곤두세웠다. 선체가 바다를 완전히 벗어난 뒤에야 비로소 굳었던 얼굴을 펴고 안도와 기대를 나타냈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9)씨는 “이 순간을 3년 내내 기다렸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 오열했다. 이씨는 “세월호가 뭍으로 왔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배 안에 있는 9명을 모두 찾을 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은화·다윤양의 아버지 조남성(54)씨와 허흥환(53)씨는 “우리는 아직도 딸을 못 찾을까 봐 무섭고 두렵다. 미수습자 9명을 모두 찾아 가족의 품 안에 안겨주어야만 인양이 진짜로 끝난다”고 전했다.

뭍으로 오는 배를 응시하던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54)씨는 “남편이 더 가까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 유해라도 수습해서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61)씨는 “세월호 때문에 더는 사람이 다치면 안 된다”며 안전한 수색을 당부했다. 이들은 이어 “국민들 덕분에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3년 동안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으로 보내준 국민의 성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목포신항에는 이날 추모객 1만여명이 찾아 세월호의 이송을 지켜보며 미수습자의 조기 귀환을 기원했다. 목포지역 40여개 시민단체도 8일과 9일 목포신항에서 ‘그립다, 보고 싶다, 함께 하자’라는 주제로 문화행사를 펼치며 미수습자 가족들을 응원했다.

목포/안관옥 황금비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