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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홍준표·유승민 김해신공항 24시간 운영 찬성

등록 2017-04-25 15:47수정 2017-04-25 21:53

<한겨레> 주요 5개 정당 후보들에게 김해신공항 견해 물었더니
문재인·홍준표·유승민은 24시간 운영 찬성, 심상정은 소음 피해 우려해 조건부 찬성
문 후보는 셔틀트레인, 심 후보는 부산~김해~삼랑진~동대구 고속열차 제안
홍 후보는 국토부와 자치단체 요구한 교통망 모두 수용, 문 후보는 신중론
지난 20일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신공항의 24시간 운영과 3800m 활주로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지난 20일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신공항의 24시간 운영과 3800m 활주로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운동 9일째인 25일 유동인구가 많은 부산 연제구 연산교차로. 후보자들을 알리는 펼침막이 여기저기 걸렸지만 지역 현안과 관련한 공약을 적은 펼침막은 하나뿐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동북아의 새로운 항공 허브 김해신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지난 17일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부산을 찾은 후보자들은 거리연설에서 김해신공항과 원전 문제 등 부산시민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와 5년 전 대선 때 영남권 신공항과 원전 문제를 두고 후보자들이 발언을 쏟아내고 지역 현안과 관련한 펼침막들이 홍수를 이뤘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겨레>는 김해신공항과 관련해 주요 5개 정당 대선 후보들한테 8가지 질문을 보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답변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을 보내온 4명 가운데 3명은 2026년 개항될 김해신공항이 명실상부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되려면 현재 비행금지시간인 밤 11시~새벽 6시에도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24시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소음피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24시간 공항은 안된다고 했다.

김해신공항이 24시간 운영되면 불가피해지는 주민 소음피해의 해결 방안에 대해선 온도 차가 있다. 문 후보는 정밀조사를 벌여 소음피해 지역과 보상비를 분석하고 주민 협의나 합의를 통해 비행제한시간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국토부의 ‘소음조사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보상금액과 이주문제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소음피해 주민들의 보상과 이주가 필요하지만 이주와 보상의 범위가 커질수록 경제성이 없어진다며 24시간 공항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해신공항 계획도
김해신공항 계획도
활주로 길이가 얼마나 되어야 하냐는 물음엔 문 후보는 3500m를, 홍 후보는 3800m를 제시했다. 지난해 6월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이 제시한 3200m보다 더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 후보는 장거리 노선과 대형 화물 운송이 가능하도록 활주로 길이가 보장돼야 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길이는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린다며 제시하지 않았다. 심 후보는 활주로를 연장하면 소음피해 범위가 넓어지고 공사비용도 늘어난다며 사실상 활주로 연장을 반대했다. 정부가 오는 7월 기본계획 등을 통해 설정한 활주로 길이가 장거리 노선과 대형 화물 운송에 적합하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문 후보는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활주로 길이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입지 여건과 과다한 비용으로 대형 항공기 이·착륙과 심야 운항이 불가능하면 다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정부 결정이 남부권 주민들의 요구와 일치되지 않으면 시민단체와 지역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유 후보는 기본계획과 실시설계에 앞서 활주로 길이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심 후보는 활주로를 확장하면 소음피해 범위가 확대돼 이주와 보상규모가 커지고 결국 채산성이 문제가 되므로 저가 직항노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김해신공항 조감도
김해신공항 조감도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에 대해선 4명의 후보 모두 영남 어느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1시간~1시간30분 안에 김해신공항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신설 규모는 후보에 따라 달랐다. 문 후보는 현재 철도망을 이용한 노선 신설은 맞지만 새로운 철도를 신설하는 것은 경제성이 문제 된다고 신중론을 폈다. 10조원이 넘는 예산이 든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철도인 부산 부전역에 고속철도가 정차하게 해 김해신공항으로 빨리 갈 수 있도록 하고, 경전선 공항역을 만들어 김해신공항과 부산김해경전철을 오가는 열차(셔틀트레인) 운행을 제안했다. 심 후보도 교통망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과도하게 늘려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으나 부산~김해~삼랑진~동대구 고속열차 신설을 제안했다. 홍 후보는 국토교통부와 부산시·울산시·경남도가 제안한 교통망 구축안이 모두 필요하다며 예산은 7조2400억원으로 추정했다. 홍 후보는 국비 확보가 먼저지만 필요하면 민자 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김해신공항 주변 교통망 구축 계획이 최종 수립되면 예산이 충분하게 지원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겨레> 대선 공약 자문위원인 박재율 지방분권전국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문 후보는 김해신공항을 영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홍 후보는 24시간 운영과 충분한 활주로 길이 확보에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종전 정부 발표계획의 반복에 머무르고 구체적인 대안제시가 부족하다. 유 후보는 원론적인 답변에 머무르고 있고, 심 후보는 김해신공항의 기능과 성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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