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촬영한 서해안 새만금 일대 위성사진. 전북도 제공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새 정부에서는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까?
전북도정 5대 핵심과제의 하나인 새만금사업은 1991년 11월 기공식을 시작해 26년이 걸렸다. 2006년 끝물막이 공사를 마쳤고, 그 뒤 방조제는 성토작업 등을 거쳐 2010년 4월 준공해 일반에 공개했다. 길이 33.9㎞ 새만금방조제는 2010년 8월 세계 최장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2011년 새만금기본계획(MP)이 확정됐지만 매년 약 2천억원이 목표 보다 적게 배정돼 지금까지 7년간 1조4천억원이 부족했다. 2020년(1단계)까지 총개발면적 409㎢(매립 291㎢, 담수호 118㎢)의 73%를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체 매립용지 291㎢의 35% 조성에 그치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을 역임했던 이병국 현 새만금개발청장에 대해 “7년이나 새만금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전북에 이익이 되는 새만금사업에 소극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번 대선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은 새만금에 대해 장밋빛 공약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추진속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내부콘텐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규제완화, 유승민 후보는 재원마련, 심상정 후보는 해수유통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남북관계가 풀리고 한반도와 중국을 연결하는 황해경제권이 형성되면 새만금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 희망이 될 것이다. 새만금과 같은 국책사업은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와 책임이 중요하다. 정권교체를 통해 3기 민주정부가 출범한다면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부서를 신설해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또 새만금신항, 국제공항, 도로·철도 등 기본 인프라 구축을 앞당기고, 지역업체 참여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도 공약했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전략기지 조성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새만금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이유는 국가가 먼저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아서다. 특히 예산확보가 중요한 만큼 연간 1조5천억원을 투여하는 특별회계를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광레저 복합리조트, 신산업 국가 연구개발실증 테스트베드(시험공간) 조성, 국제공항 및 항공정비단지 조성도 약속했다.
홍 후보는 “서해안 전진기지를 위해서는 홍콩처럼 규제가 전혀없는 별도의 자유구역을 설정해야 한다. 규제를 풀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담보하면 2035년에는 새만금이 200만명의 자족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부안이 처가인 홍 후보는 지난 1일 “그동안 민주당에 표를 준다고 달라진 게 있었냐. 전북에서 최소 20%의 지지도가 나와야 이런 사업들(새만금 등)을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새만금 특별회계 재원을 마련해 개발사업이 더이상 지체되지 않고 계획대로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개발보다는 수질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 심 후보는 “그동안 대선 후보들은 새만금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대통령이 된 뒤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번 대선후보들 역시 ‘책임있게 새만금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한다. 나빠진 수질을 해결하겠다고도 하는데 물이 고이면 썩는 만큼 솔직히 불가능하다”며 환경단체가 주장한 해수유통을 강조했다. 또 국토교통부의 외청인 새만금개발청을 민관공동으로 운영하는 ‘새만금복원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새만금청’(가칭)으로 전환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택림 전북도 기획관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이 26년간 방조제만 쌓고 더디게 사업추진 진행을 해왔다. 대선에서 각 후보자가 빠른 추진을 약속한 만큼, 새만금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서 조직·예산·제도의 3박자를 갖춰 초석을 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