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남 거제 명진리 남정마을에 있는 추경순(88)씨의 2층짜리 집 마당에 천막과 식탁, 의자들이 놓여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태어날 당시 그의 탯줄을 잘라줬던 추씨는 마을 주민 등과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상황을 보려고 준비했다.
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태어난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은 차분했다.
전체 마을 주민 40여가구 100여명은 이날 밤 8시부터 마을 경로당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일부 마을 주민은 미리 이곳에서 음식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다. 마을 이장 김복순(54)씨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가 낙선한 것을 보고, 이번 대선에는 당선이 확실할 때까지 마을 주민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문 후보가 태어나 살았던 녹색 지붕의 1층짜리 집 대문은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다. 문 후보의 생가 바로 옆에는 문 후보가 태어났을 때 탯줄을 잘라준 추경순(88)씨의 2층짜리 집이 있었다. 추씨의 집 마당에 천막 4~5개에 식탁들과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추씨의 집 2층에는 사람들이 음식 재료 손질로 바쁜 모습이었다. 문 후보 지지자라고 소개한 한 50대는 “오늘 오후부터 추씨의 집에서 일부 마을 주민과 문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국수 등 음식을 먹으면서 개표방송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9일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에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생가.(초록색 지붕)
추씨는 “6·25 전쟁 때 피난 온 문 후보의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바로 옆집에 살았다. 문 후보의 큰어머니와 자매처럼 친하게 지낸 인연으로 막 태어난 문 후보를 내가 직접 받았다. 몸을 풀어주기 위해 미역국을 끓여주는 등 문 후보 어머니를 돌봤다. 문 후보 어머니는 말수가 적은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씨는 “(문 후보가) 대견하게 잘 자랐다”고 웃었다.
한국전쟁 때인 1950년 겨울 함경남도 흥남 철수 때 남쪽으로 내려온 문 후보 부모는 거제도 포로수용소 근처 명진리 남정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문 후보는 1953년 1월24일 이곳에서 태어나 살다 7살 때 부산 영도구로 이사했다. 거제/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